[현장] 범청년행동·민주당 정책 간담회, 46개 청년 정책 촉구... 모경종 "청년에게 실질적 혜택·권한 돌아가야"
[김예진 기자]
"요즘 청년들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과연 나에게도 혜택이 올까, 정말 내 이야기일까'라는 의문을 갖습니다. 결국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혜택과 권한이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과 효능감을 갖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자 이재명 대선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청년본부장인 모경종 의원은 9일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아래 범청년행동)'이 주최한 정책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2019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청년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모 의원은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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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9일 오전 이대 근처에 위치한 ‘계절의 목소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청년본부와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
ⓒ 김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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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청년 공약을 발표했다. |
ⓒ 이재명 페이스북 캡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 세대를 위한 공약을 발표하며 "청년에게 기회와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청년 공약으로 청년 자산 형성 지원, 구직활동 지원, 주거지원 강화, 생활 안전망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모 의원은 "며칠 전 이재명 대선 후보가 청년 공약을 발표했지만, 나 역시 그것이 100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후보와 캠프가 제시한 청년 정책이 여기 계신 청년 단체들 입장에서는 불만족한 점이 있으실 거라 생각한다"며 "오늘 주신 의견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범청년행동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정치개혁, 인권, 평등, 안전사회, 기후, 노동, 주거, 복지, 자립, 젠더, 지역, 참여 거버넌스 등 12개 분야에서 총 46개 의제를 제안했다. 범청년행동은 "2030 청년들이 한국 사회에 바라는 점을 대선 국면에 반영하기 위해 기획되었다"며 간담회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청년 노동권 보장해야...'가짜 5인 미만' 사업장 악용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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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9일 오전 이대 근처에 위치한 ‘계절의 목소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청년본부와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
ⓒ 김예진 |
이날 간담회에서는 청년 노동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김지현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오분류 노동의 적극적 시정과 근로기준법상 권리 확대를 제안한다"며 "2024년 기준 기타소득 원천징수자는 약 900만 명, 이 중 프리랜서는 약 406만 명으로 추산된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첫 취업으로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한편, 기존 일자리에서 고용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사용자들이 고용상의 지위를 조작하는 '규범 회피 행위'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자신들을 혁신 기업이라 칭하며 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것으로 은폐해 법적 책임을 피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조를 개정해 노동자성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사무처장은 "임금근로자의 약 20%가 종사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주요 보호 조항에서 제외돼 있다. 특히 약 13만 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의 제도 악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사업장에서는 연차휴가 미보장, 주 70시간 이상의 과도한 노동, 임금체불, 부당해고, 연장수당 미지급 등 노동자의 권리가 광범위하게 침해되고 있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예외 규정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편법 고용을 근절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회보험 제도의 개편과 안전망 확대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 사무처장은 "현행 사회보험은 가입자격 판단 시 종속성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 전체 취업자의 36%가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층, 경력단절자, 프리랜서, 여성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확대하고, 연금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가입 기간 확대를 포함한 연금크레딧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세사기·임대차 불평등 개선… 공공임대 확대 필요"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범청년행동의 요구도 이어졌다.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께서 발표한 청년 공약 중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임대시장 감독 강화, 월세 지원 강화 등은 청년 주거 문제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다"라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이러한 공약을 더 구체화하고, 청년의 현실을 반영한 요구안을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먼저 전세사기와 관련해 그는 "2025년 5월 1일 기준으로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건수는 2만 9540건이며, 이 중 75%가 40세 미만 청년 피해자"라며 "현행 전세사기특별법은 임대인이 세입자를 속일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피해자로 인정되지만 피해자가 이를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다. 피해 사실을 중심으로 피해자 인정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위원장은 "또한 임대차 감독 강화와 관련해 모든 전월세 거래에 신고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통해 지자체나 정부가 임대차 계약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세입자와 임대인 간의 불공정 행위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근거 자료부터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공임대주택 확대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서 위원장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윤석열 정부 이전 수준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복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2023년 기준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는 약 139만 호로 전체 주택 재고의 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만 보더라도 자치구별 공공임대주택 비율 편차가 심하다. 이에 따라 지자체별로 공공임대 공급 의무 비율을 부여해 고르게 분포될 수 있도록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이정은 청년광장 사무처장은 청년 인권 분야에서 "차별과 혐오발언 근절을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청년 정책 현실화 위해 집행 권한 갖춘 부처 필요"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모 의원은 "청년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행정 체계가 필요하다"며 "지금 국무조정실에 청년 관련 기구가 설치돼 있지만, 사실상 집행 능력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아무리 좋은 정책을 이야기해도 실제로 집행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청년본부에서는 실질적인 집행 능력과 권한을 가진 전담 부처 신설 제안을 준비 중이다. 그래야만 여러분이 말씀하신 다양한 과제들이 현실화되고, 예산 편성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임대주택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이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최근 우리 의원실 비서관이 LH 행복주택에 입주했는데 14평이다. 실질적으로 '살 만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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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9일 오전 이대 근처에 위치한 ‘계절의 목소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청년본부와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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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계절의목소리, 공적인사적모임,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넥스트 네트워크, 니트생활자,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민달팽이유니온, 부산청년들, 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 성북청년시민회,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심오한연구소, 아디주 커뮤니티, 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들,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전진하는 민주주의 VALID, 청년광장, 청년신협추진위원회, 청년연대은행 토닥, 청년오픈플랫폼 Y, 청년유니온,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청년참여연대 등이 함께 하고 있다. (가나다 순, 5월 8일 9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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