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면제 명령, 법적 구속력도 따져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과기정통부 국정 핵심과제 4차 대국민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SK텔레콤의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 해킹사태 관련,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만 위약금 면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관조사단 결과 나와야 판단"

유 장관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과기정통부 국정 핵심과제 4차 대국민 브리핑'에서 "(법무법인 4곳에 의뢰한 보고서)요약본을 읽어봤는데 그렇게 명확하지가 않다"면서 "민관합동조사관이 밝혀낸 걸 같이 봐야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위약금 면제 요구와 관련해 법무법인 4곳에 대해 법률자문을 받았다. 단 지금의 상황에서 위약금을 면제해야 하는지 직접 묻는 게 아니라, SKT의 귀책사유 판단 기준이나 행정당국이 법리적으로 고려할 요소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법무법인들이 고의과실 여부, 정보보호기술 수준이나 접근성 등이 귀책사유를 판단하는 요소라는 의견을 줬다"면서 "(의견은)정확하게 어떤 결론을 냈다기보다는, 논거나 판례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이야기하는 방식"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이 4월 말부터 조사를 시작했으며, 6월 말에야 조사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사이버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이 결과를 발표하기까지는 약 1개월 반에서 2개월이 걸린다. 결국 위약금 면제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6월 말에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가 SKT에 위약금 면제를 명령할 시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지도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3개월까지 사업을 정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약관에 따라 위약금 면제를 명령할 수 있는 권이 있는지는 해석에 따라 갈리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SKT에 유심(USIM) 물량 부족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도록 행정지도를 내렸다. 신규 가입 중단을 해제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 유 장관은 "최소한 두 달 정도 지나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추경예산 1.9조…엔비디아와 GPU 수급 논의

과기정통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달 주요실적과 이달 추진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먼저 AI 추경예산을 1조9000억원대로 확정한 데 따라 조속히 집행해 AI(인공지능)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하고, AI모델·인력 등 긴급한 현장수요에 대응하고 국가 AI육성기반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구축이 가능한 사업자 공모를 추진한다. 유 장관은 미국 출장에서 엔비디아를 만나 GPU 수급을 논의하기로 했다. 

AI 혁신펀드도 조성한다. 5월 중에서는 AI 혁신펀드 운용사(VC) 공모에 접수한 18개 운용사를 대상으로 3개 VC(AI 2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1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자본잠식에 따른 R&D(연구개발) 사전지원 제외 개선, 중견기업의 현금부담 비율 완화 등 ICT R&D 규정도 개정한다. 

5월에는 영남 산불로 기지국 피해 규모가 큰 지역에서 이동통신 서비스 품질을 점검한다. 중고 휴대폰 단말기 거래사실 서비스·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를 시행해 안심한 거래환경을 마련하고, 전문기관(KAIT)이 거래사실확인서를 발급해주도록 했다.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국내 서비스를 위한 국경간공급 협정 심사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심사에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통신시장과 이용자 보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본다. 국경간공급 협정이 승인되고 이용자 단말 적합성평가까지 완료되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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