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했던 e심 개통 절차 간소화
'유샘포맷'으로 교체 없이 사용

#SK텔레콤 장기고객인 50대 주부 정숙희씨는 최근 e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 '셀프 개통'에 실패하고 대리점을 찾아갔다. e심은 실물 유심 없이 휴대전화 자체에 가입자 정보를 심는 방식이다. e심을 개통하면 유심(USIM) 교체와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입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스스로 개통할 수 있어 편리하다. 유심 대란 사태 해결방안으로 e심 개통이 떠올랐지만, 문제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것이다. 정씨는 "e심 개통 과정에서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나 e심 식별자(EID) 같은 정보를 입력하라는데 도통 찾을 수가 없어서 대리점에 SOS를 쳤다"고 했다.

사용자 불편 문제가 제기되자 9일 SKT 고위 관계자는 "e심 셀프 개통 절차를 간소화해 누구든 쉽게 개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e심 개통 절차에서 기기와 개인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되는 시스템을 다음 주 중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IMEI·EID를 직접 찾고 입력해야 e심 가입을 시작할 수 있다. 이름·주민등록번호·전화번호를 써넣은 뒤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고 요금납부 정보까지 입력해야 절차가 끝난다. 그런데 다음 주부터 e심 개통 과정에서 이런 정보들이 자동 입력되면 가입자들이 IMEI·EID 같은 정보를 힘들게 찾지 않아도 된다. 이름·주민등록번호·전화번호 같은 정보도 자동 입력될 것으로 예상된다.

PC·모바일 메인화면에 e심 가입창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메뉴도 띄운다. SKT 고위 관계자는 "유심보호서비스는 전날까지 적용 가능한 고객의 100%가 가입을 완료했기 때문에 메인화면의 유심보호서비스 안내 자리에 e심 가입 안내가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오는 12일부터는 유심교체와 같은 효과를 내는 '유심포맷'도 이용 가능하다. 유심포맷이란 내 휴대전화에서 쓰던 유심의 정보를 일부 변경해 유출된 정보와 다르게 만드는 기술이다. 물리적으로 유심을 바꾸지 않아도 유심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유심을 교체하면 데이터를 백업하거나 앱을 재설정해야 하는데 유심포맷은 이런 과정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유심보호서비스와 해외 로밍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 기술은 당초 목표보다 하루 당겨진 14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진 해외에서의 유심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해외 로밍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이에 이용자 불편이 불거지자 오는 15일부터 유심 안심 기능을 적용한 상태에서도 해외 로밍을 가능케 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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