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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SK텔레콤 해킹 관련 청문회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유영상 SKT 대표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정환 SKT 부사장, 유 대표,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SK텔레콤이 유심해킹 사태로 위약금을 면제할 경우 손실이 3년간 최대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금을 면제한 판례 등이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SK텔레콤과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기업 존립을 고려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안 강화 이슈는 SK텔레콤을 넘어 전체 이동통신업계로 확산할 전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에서 SKT 유심해킹 사건 청문회를 개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위약금 면제시 손실 규모에 대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유심 해킹 사태 이후 약 25만명 정도가 이탈했다”며 “위약금 면제시 지금의 10배 이상인 250만 명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며 1개월내 최대 500만명 이탈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1인당 해약 위약금을 평균 최소 10만원으로 예상하며, 이 경우 위약금과 매출까지 고려하면 3년간 7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고객신뢰회복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해 신뢰 상실과 관련해 많은 부분에 대해 조사하고 고객 목소리를 듣겠다”며 “위약금 문제를 포함해 전체적인 고객 신뢰 회복을 다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위약금 면제 결정에 대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권 해석을 참조해 이사회·신뢰회복위원회와 상의하겠지만, 파장이 큰 부분이어서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표시했다.

유권 해석을 내려야 하는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위약금 면제에 대해 외부 로펌에 의뢰한 법률 검토가 진행중이라며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고, 사업자에게 상당히 심각한 피해가 될 수 있기에 쉽게 결정할 사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법원의 판례가 없다는 점도 정부의 유권해석이 길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SK텔레콤의 안일한 보안 대응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SK쉴더스가 이반티 VPN 장비의 해킹과 관련해 우려한 리포트를 내고, 글로벌 보안 조사기관도 해킹 관련 경고했다”고 질의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SK텔레콤만 유심 비밀번호에 해당하는 인증키를 암호화하지 않은 것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SK텔레콤을 질타하면서도 합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이 납득할수 있고, 충분한 피해보상이 되는 동시에, 기업이 잘 돌아갈 수 있는 안이 나오길 바란다”며 “1억명 고객 기록이 유출된 AT&T가 유료보안 서비스 무료화한 사례 등을 참고해 많은 잘못을 한 SK텔레콤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충성고객의 로열티를 높일 정책 대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대표는 “해외에선 맥아피 백신 등을 무료제공했는데,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고 있다”며 “다만, 국내에서 백신은 이미 무료로 제공하는데 다른 게 가능할지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과방위 내 TF를 구성해 실시간으로 SK텔레콤 사태를 살피는 작업을 지속하겠다”며 “대선을 마친 후에는 KT와 LG유플러스도 불러 보안 관련 현안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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