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세번째 인도공장 착공
북부·중서부 이어 남동부 거점
연간 500만대 공급체제 구축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보급률
여전히 낮아 시장 선점도 기대
글로벌 사우스 수출기지 활용
인도법인 상장은 속도조절할듯

LG전자 인도 스리시티 공장 조감도. LG전자

LG전자가 인도 전역을 아우르는 생산 체제로 재편한다. 단순한 공장 확대가 아니라 지역 수요에 맞춘 제품 기획과 내수·수출을 포괄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국민 브랜드' 위상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8일 LG전자의 스리시티 신공장 착공은 인도 공략 전략을 한층 체계적으로 고도화하려는 출발점이다. LG전자는 기존 북부 노이다, 중서부 푸네에 이어 이번에 남동부 스리시티를 잇는 3각 생산 체제를 구축해 인도 전역에 대한 공급 역량을 강화한다.

노이다는 생활가전, 푸네는 TV·영상가전 생산에 특화한 공장이다. 이에 더해 새롭게 착공한 스리시티 공장은 에어컨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가전 생산과 인접국 수출을 함께 맡는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스리시티 공장은 총 6억달러(약 8382억원)를 들여 용지 100만㎡, 연면적 22만㎡ 규모로 조성한다. 내년 말 에어컨 생산을 시작으로 세탁기·냉장고·컴프레서까지 생산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9년에는 연간 500만대 이상의 생산 체제를 완성한다.

스리시티는 인도 남동부 항만도시 첸나이 인근에 있다. 해상 물류 접근성이 뛰어나고 북부 노이다, 중서부 푸네 공장과 함께 인도 전역을 고르게 아우를 수 있는 입지다.

LG전자의 인도 생산 거점 확장은 단기 수요를 넘어 장기 시장 장악력을 겨냥했다. 인도는 낮은 가전 보급률과 높은 경제성장률을 동시에 갖춘 대표적인 '기회의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세탁기 보급률은 약 30%, 에어컨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도시화와 함께 중산층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프리미엄 수요도 본격화하고 있다. 생산 거점을 확장해 공급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고급 제품 위주의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한 철저히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인도는 채식 위주 식문화로 인해 넓은 냉장 공간 수요가 높다. LG전자는 냉동실을 냉장실로 전환할 수 있는 '컨버터블 냉장고'를 현지 전략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전통 의상 사리(Saree)의 섬세한 옷감을 위한 전용 세탁 코스를 탑재한 세탁기도 대표적인 현지화 모델이다. 향후 스리시티에서는 프렌치도어 냉장고, 드럼세탁기 같은 프리미엄 가전의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판매와 서비스 부문도 LG전자의 차별화 요소다. 현재 인도 전역에서 브랜드숍 약 700곳, 서비스센터 900곳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매 전후 전 과정에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인도 내수 대응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리시티 공장을 거점으로 삼아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까지 '글로벌 사우스' 전역으로 공급을 확대한다.

LG전자는 인도 현지 신뢰도와 브랜드 위상을 높이기 위한 인도법인 상장(IPO)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예비심사 서류를 제출했고, 최근 시장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상장 시점을 조율 중이다.

[박소라 기자 /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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