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T 회장 불출석한 과방위 청문회… "위약금 폐지하는 쪽으로 하겠다" 말한 SKT 대표 입장 번복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8일 박정훈 국민의힘 과방위 의원이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를 향해 질문하는 모습.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달 30일 SKT 유심(USIM) 해킹사태로 인해 소비자가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할 경우 “위약금을 폐지하는 쪽으로 하겠다”라고 답변했으나, 8일 “현재 결정하기 어렵다”라고 위약금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SK텔레콤 해킹 관련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최태원 회장은 불출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일 최민휘 과방위원장실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 “귀 위원회에서 지정해주신 일시에는 (5월15일 진행될) APEC 통상장관회의를 대비한 암참(AMCHAM·주한미국상공회의소)과의 한미 통상 관련 행사 참석이 예정되어 있어, 부득이하게 청문회 참석이 어려운 점을 혜량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썼다.

그러자 8일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최태원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국회 증언감정법상의 불출석사유서 제출 시간을 도과하여 제출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서는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른 고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 드린다”라며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사와 함께 고발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진행된 과방위 청문회에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위약금 폐지에 관해) 법률적으로 문제없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라고 묻자, 유영상 대표는 “법률적인 검토를 해서 문제가 없다고 그러면 저희 위약금 폐지 쪽으로 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8일 박정훈 국민의힘 과방위 의원이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를 향해 질문하는 모습.

그러나 유영상 대표는 8일 청문회에서 입장을 바꿨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금 SKT는 회사 입장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약관 43조를 보면 각호의 경우에는 제42조 1항에 의한 위약금 납부 의무가 면제된다. 그렇지요?”라며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지할 경우 위약금 면제된다고 돼 있다. 회사의 귀책사유가 아니라고 볼 만한 무슨 이유가 있나? 굉장히 심플하다. 고객들은 금전적으로 피싱을 당해서 피해를 본 게 아니라, 이미 정신적 불안 이런 걸로 이미 피해를 본 거다. 그렇지요?”라고 묻자, 유영상 대표가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 동의한다”라고 답했다.

박정훈 의원은 “내가 이 전화로 어떤 금융거래를 못 하겠다고 해서 다른 방법을 쓰면 정신적인 피해뿐만이 아니라 다른 피해까지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거다. SKT만 지금 인정을 안 하는 거”라며 “그게 상식인데 SKT는 자사 이기주의 때문에 그 상식이 안 보이는 거다. 제가 볼 때는 저렇게 심플한 걸 과기부가 법리적으로 검토한다고 그랬는데, 다른 해석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차관이 “귀책 사유에 해당하는 정도와 내용도 같이 봐야한다는 게 현재 법률 조항이어서 법률자문 결과에서 조금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도 “사업자 귀책 여부를 판단할 때는 고의 과실 등 이러저러한 사항을 함께 고려해야 된다고 대답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정훈 의원은 “SKT의 문제 때문에 해제하고 싶은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그게 아닐 가능성이 어떻게 존재하나. 상식적으로 저 조항을 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제하는 게 명백하다. 그런데 법률적으로 이것을 더 따져보고 판례도 보고 할 만한 내용이 뭐가 있냐”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의원은 이어 과기정통부 장차관들의 답변에 “국민들이 보면 과기부가 SKT 대기업을 보호해 주는 것 아닌가 이런 오해를 받을 수가 있다”라고 지적하자, 유상임 장관과 강도현 차관은 “그런 거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끝으로 박정훈 의원은 “위약금 문제 논의하셨나? 어떤 결론이 났습니까?”라고 질문하자, 유영상 대표는 “말씀드린 대로 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회사의 어떤 손실 규모도 있지만, 또 이동통신 생태계에서 고객 차별화 문제 이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결정 검토돼야 하는데 그것을 통해 지금 단계에서는 결정하기 어렵다라고 현재는 (이사회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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