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 비전 제시…'구체적·파격적·혁신적' 공약 절실

6·3조기대선을 맞아 '행정수도 완성'이 핵심 어젠다로 부상하고 있으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로드맵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전일보DB

노무현 대통령이 끝내 이루지 못한 미완의 과제 '행정수도 완성'이 6·3조기대선을 맞아 핵심 어젠다로 부상하고 있으나, 주요 후보자들이 제시한 청사진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적잖다.

세부적인 실천 방안은 물론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핵심 가치마저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면서 '혁신적'인 로드맵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최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해 세종시를 '행정수도 중심'으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 개정 등 난관도 있겠지만 사회적 합의를 거쳐 대통령실과 국회의 완전 이전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확정된 김문후 후보 역시 경선 당시 세종을 찾은 자리에서 "국회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해 행정수도 세종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꼭 서울에 있는 게 맞는지 이제는 깊이 숙고해야 한다"며 "대통령 제2집무실을 신속히 건립해 대통령이 공무원들하고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도 "대통령이 되면 취임 이후 바로 세종시에 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세운 세종시의 비전은 수도권의 분산, 행정 기능의 집중으로 인한 효율화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했다.

무소속 한덕수 후보도 "개헌을 통해 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며 "균형발전을 국정 최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정부세종청사 전경. 세종시 제공

다만 이 같은 후보자들의 공약들은 대부분 새로울 게 없다는 뒷말도 많다.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거나, 기존 발표된 공약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단순한 지역공약이 아닌 국가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핵심 로드맵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재명 후보의 경우 앞뒤가 맞지 않는 공약으로 충청권 반발을 사기도 했다. 영남권 경선 과정에서 세종에 있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면서 '행정수도 세종 완성'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하는 행보를 보였다.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행정수도 완성 현안은 후속조치가 더디면서 추진 의지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많았다.

주요 정책들이 수도권 중심에 맞춰지면서 지방은 뒷전에 놓였기 때문이다. 2기 혁신도시에 지정된 대전·충남은 후속절차가 전무해 '무늬만 혁신도시'란 오명까지 받고 있다.

그사이 수도권 과밀과 집중은 오히려 공고해진 형국이다. 수도권 인구는 전국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앞으로도 그 비중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주택 문제,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해결 과제가 된 지 오래다. 반면 비수도권에선 젊은층 이탈과 고령화, 지방 소멸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20여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꺼내든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대한민국 미래 운명을 좌우할 '구체적'이고 '파격적', '혁신적'인 균형발전 정책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이래서 나온다.

시민사회 한 관계자는 "행정수도 완성은 국가권력의 분산을 넘어 저출산과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할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며 "선거 때마다 '행정수도'가 핵심 공약으로 되풀이됐으나 선거 이후 방치된 만큼 집권 이후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실행할 '구체적인' 약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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