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조희대·심우정 등 고발돼…대법관 사건 등 이르면 오늘 배당
대선 전 사실상 새 사건 수사 착수 어려워…선거 후 수사 향방 좌우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5.5.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사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쌓이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와 조희대 대법원장 등이다.

고질적인 인력난과 대선 정국이라는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 직접 수사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야권의 공수처 확대 공약에 힘입어 대선 이후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문 전 대통령 수사 검사 고발 건, 이르면 오늘 배당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발된 조 대법원장 등 대법관 10명 사건의 수사 부서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오늘 중 배당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조 대법원장 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 하는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에 관여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영진 전주지검장 등의 고발 사건도 금명간 배당할 방침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배당을 마치는 대로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사건은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 또는 4부(부장검사 차정현)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4개 수사 부서 가운데 1·2부는 소속 검사가 없어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공수처 수사4부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후보 고발 사건도 배당돼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한 것에 대한 사건이다.

법원의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 하지 않은 심우정 검찰총장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판 촬영을 허가하지 않은 지귀연 부장판사의 고발 사건은 수사3부에 배당돼 있다.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제외한 주요 인사들 모두 공수처 수사 대상인 셈이다.

공수처 전경

새 사건 수사 사실상 불가능…대선 결과 따라 공수처 운명 좌우될 듯

그러나 12·3 비상계엄 수사와 순직 해병대원 사건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는 공수처가 최근 접수된 새로운 사건 수사에 착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공수처는 처장과 차장을 제외하면 12명의 검사가 수사에 가담하고 있는데 각 검사당 2건 이상의 사건을 직접 맡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실에 임명 제청한 신임 검사 7명이 임명되더라도 실무 교육 등에 두세 달이 소요돼 즉시 수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

대선을 불과 26일 앞두고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수사를 진척하기도 쉽지 않다. 수사를 통해 선거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공수처 수사 향방은 결국 대선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될 경우 공수처는 기존 사건 수사 마무리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현재 검사가 1명도 없는 수사 1·2부에 인력을 배치해 고발 사건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이 후보가 공수처 역량 강화를 언급한 만큼 인력이 늘고 수사 범위가 확대되면 전방위 수사에 나설 동력을 얻게 된다. 공약대로 검찰을 공소청으로 축소하면 수사권이 있는 공수처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사법 개혁을 위해 공수처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대선 후 공수처 수사가 올스톱될 여지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선거 기간에 정치권이 얽힌 사안은 수사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결국 검찰과 공수처의 운명이 대통령 선거에 달린 셈"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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