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민 교수, 구글코리아 21년간 누적매출 97~237조 추정
하지만 법인세는 0.01% 수준
디지털세·공정거래법 개정 병행 촉구
민병덕 의원 “이제는 디지털 주권 회복의 시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턱없이 낮은 세금만 납부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테크’들은 최대 수백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국내에서 올려놓고도, 이를 해외 본사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실질적 과세를 회피해 온 정황이 나온 것이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플랫폼 국부유출 20년사’ 세미나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경영사학회는 공동으로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디지털세와 고정사업장 정의 개정 등 실효적인 입법·행정 대응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글, 21년간 최대 237조 벌고도 법인세 0.01% 수준 납부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구글코리아의 2004년부터 2024년까지 21년간 누적 매출을 최대 237.3조원, 최소 96.7조원으로 추정했다.

이익에 대한 법인세율로 국내 포털 네이버의 평균 법인세율(7.4%)을 적용할 경우, 납부했어야 할 법인세는 최대 17.56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구글코리아가 납부한 세금은 3633억원 수준으로, 최대 48.3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콘텐츠 수익, 광고 수익을 대부분 본사에 귀속시키고, 국내 법인에는 일부 대행수수료만을 남기는 구조로 운영되며 과세 회피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공헌 면에서도 격차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출의 0.3~0.5%를 기부에 사용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은 0.01%에도 미치지 못했다. 구글코리아의 최근 5년 기부 총액은 약 2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출처=민병덕 의원실

구조적 조세 회피… 법인격 남용과 고정사업장 회피 주목

윤민섭 디지털소비자연구원 연구이사는 발표에서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채택해온 다양한 조세 회피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더블 아이리시(Double Irish)’ 방식, IP 사용료 과다 계상, 고배당 송금, 계약 권한 없는 유령 자회사 설립 등이 대표적인 수법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구글코리아처럼 본사와 실질적인 수익 연결고리를 끊고 고정사업장이 없다고 주장하는 방식은 디지털 경제 현실과 동떨어진 기만”이라며, 실질과세 원칙 도입과 법인격 부인론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이사는 OECD의 ‘BEPS Pillar 2’가 2024년부터 한국에서도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국부 유출에는 무기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세 도입은 조세 정의 실현과 과세주권 회복의 핵심”이라며, 동시에 공정거래법적 접근을 병행해 플랫폼 내부거래 규제, 실질지배 구조 조사 등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0년대 초 구글과 페이스북의 국내 진출부터 2010년대 넷플릭스까지, 한국 소비자들이 창출한 가치는 글로벌 본사로 유출되었고, 우리는 이를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해 왔다”며 “이제는 조세 회피 구조를 바로잡고 디지털 주권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민병덕 의원이 개최한 이번 세미나는 디지털세 입법, 고정사업장 정의 개정, 플랫폼 공정거래 규제 등 다층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회가 본격적으로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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