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필의 미래창
미 스타벅스, 3D 프린팅으로 지은 첫 매장 개설
일본에선 막차~첫차 빈틈에 미니 기차역사 완성

4월28일 미국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문을 연 스타벅스 3D 프린팅 매장. 브라운스빌 제공

미국에서 3D 프린팅으로 만든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열었다. 일본에선 3D 프린팅으로 만든 기차역이 세워졌다. 3D 프린팅 기술이 건축계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달 28일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드라이브스루 및 워크업 전용 매장을 열었다. 전체 면적이 136㎡로 덴마크에 본사를 둔 3D 프린터 제조업체 코보드가 시공했다.

창구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바로 가져가는 매장이기 때문에 실내 좌석은 없다. 회사 쪽은 3D 프린터로 건물 외벽 구축 공사를 6일만에 마쳤다고 밝혔다.

3D 프린팅 기술로 세워진 일본의 미니 기차역사. 세렌딕스 제공

다른 데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만

앞서 지난 3월엔 일본에서 3D 프린팅 기술로 조그만 기차역사가 건설됐다.

서일본여객철도(JR)가 만든 이 역사는 와카야마현 아리다시의 히츠시마역에 지어졌다. 1948년에 지어져 노후화된 목조 역사를 대체하게 될 새 역사는 높이가 2.6m, 면적은 10㎡다. 회사 쪽은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기차역사라고 밝혔지만, 규모가 워낙 작아 일종의 대피소처럼 보이기도 한다.

건물은 심야 막차가 떠난 뒤 다음날 아침 5시45분 첫 기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이용자가 없는 6시간을 이용해 뚝딱 지어졌다. 이렇게 단시간에 지을 수 있었던 건 벽체 등 주요 부품을 다른 곳에서 3D 프린팅으로 미리 제작해 놓은 뒤, 시간에 맞춰 가져와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업체 세렌딕스는 부품을 프린팅하고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데 7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서일본철도는 기존 방식으로 건설하려면 두달 이상 걸리고 비용도 두배나 더 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흰색의 이 미니역사 디자인은 아리다의 특산품인 귤과 송어 모양을 벽체에 새겨넣었다. 3D 프린팅 건축은 거푸집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형태의 건축 디자인이 가능하다.

건물은 완성됐으나 개관은 7월로 예정돼 있다. 내부 공사와 티켓 발매기, 교통카드 판독기 등의 설비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철도 당국은 이 3D 프린팅 역사가 적은 인력으로 외딴 지역의 작은 역사를 짓는 모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텍사스에 지어진 100가구 규모의 3D 프린팅 주택단지 조감도. 아이콘 제공

학교·호텔·다리 등 다양…주택 분야 가장 활발 

현재 3D 프린팅 건축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는 주택이다. 미국의 아이콘은 텍사스 조지타운에 100가구 규모의 세계 최대 3D 프린팅 분양주택단지를 건설한 데 이어, 현재 오스틴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100가구 주택 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독일에선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사회주택이, 네덜란드에선 일반인들을 위한 임대주택이, 미국 오리건주에선 산불 이재민을 위한 주택이 각각 3D 프린팅 기술로 지어졌다. 이번에 기차역사를 지은 일본 세렌딕스는 2023년 은퇴자들을 위한 소형 주택을 지어 공급했다.

3D 프린팅 기술은 상업용 건물 건설에도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는 높이 9.5m, 연면적 640㎡에 이르는 세계 최대 3D 프린팅 건물이 들어서 이 기술이 대형 상업 시설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플로리다에는 3D 프린팅 승마 시설이, 독일 하이델베르크에는 3D 프린팅 데이터센터가 건설됐다. 미국 아이콘은 텍사스 사막지대에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호텔을 짓고 있다.

이밖에도 네덜란드에서는 미니 다리를,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미니 학교를 3D 프린팅 기술로 지었다. 또 미국과 중국, 유럽 우주당국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달 기지 건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극한 환경에서의 건축에도 3D 프린팅 기술이 유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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