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커스]
미 스포츠 스타들 호흡법 심취
커리·매킬로이 등 적극 활용 중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투수 로건 웹(29)은 2020년 평균 자책점 5.47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시즌을 마치고 로건은 ‘호흡 전문가’ 하비 마틴을 만났다. 반신반의하며 경기를 앞둔 전날을 포함해 매일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호흡을 반복했다. 로건은 이듬해 평균 자책점이 3.03으로 낮아지는 등 승승장구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로건은 “호흡 훈련에 가장 열심이었다. 호흡을 할 때 피가 피곤한 부위로 흐르는 게 느껴진다”며 “설명이 어렵지만 진짜다”라고 했다.
최근 전 세계 유명 스포츠 스타들 사이에서 가장 각광받는 훈련은 ‘호흡법’이다. MLB뿐 아니라 미 프로농구(NBA), 미 프로풋볼(NFL) 등 다양한 종목에서 퍼지고 있다. 여러 스포츠 선수를 가르치는 하비 마틴은 미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에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에 잠시 참고 내뱉는다는 기본적인 방법이지만, 놀랍게도 엘리트 수준의 선수들에게도 굉장한 도움이 된다”고 했다.
단순히 정신 건강을 위한 게 아니다. UCLA 니컬러스 틸러 교수는 “느리고 깊은 호흡은 확실히 과학적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천천히 깊게 숨을 쉴 때 폐가 산소로 가득 차는데, 이 과정에서 대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미주신경(부교감신경계 담당)을 자극하면서 ‘위급 상황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뇌가 받는다는 것. 덕분에 교감신경(위기 대응)을 누르고, 부교감신경(회복·소화)을 활성화시키면서 뇌가 안정된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교감신경은 가속 페달, 부교감신경은 브레이크인데, 호흡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인간의 ‘발’인 셈이다.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픈 커리도 호흡의 힘을 믿는다. 커리는 스킬 코치 브랜던 페인과 훈련할 때 ‘호흡도 기술이다’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드리블 훈련을 할 때 특정 호흡 패턴을 반복한다. 3초 들이쉬고, 1초 멈춘 뒤, 3초 내쉰다. 커리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이 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페인 코치는 “호흡이 마음을 정리하고 뇌의 질서를 잡아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탈리아 파비아대 마이크 마릭 교수는 자국 각종 종목 대표팀 선수들에게 호흡법을 가르쳐 왔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수영 금메달리스트 페데리카 펠레그리니에게 이를 가르쳤다. 마릭은 하루 3번, 분당 6회, 5분 동안 호흡하는 ‘3-6-5’ 방법을 설파한다. 그는 “멘털 케어 시작은 언제나 호흡”이라고 했다.
최근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골프 로리 매킬로이, NBA 스타 셰이 길저스알렉산더, 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수비수 브라이언 쿡 등 여러 스타들이 호흡법을 신봉한다. 디애슬레틱은 “호흡도 기술이다. 다른 기술처럼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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