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회선 색깔로 선수 구별
국제 대회엔 시각적 재미 높여호랑이 문양 헬멧을 쓴 최민정(왼쪽)과 세계 1위를 상징하는 ‘황금 헬멧’을 쓴 김길리./뉴스1
지난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빙판을 지치는 선수들 헬멧은 밋밋했다. 단색에 아무런 문양이 없었다. 올림픽·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선 한국 대표팀 호랑이 모양을 그려넣은 화려한 헬멧을 쓰고 있었는데 국내 대회에선 특징이 없었다.
쇼트트랙 헬멧은 다른 스포츠 헬멧과 다르다. 설명이 있고 개성을 담는다. 일단 대표 선발전 같은 국내 대회에선 헬멧 색깔을 통해 선수를 구별한다. 출전 선수들은 소속 팀이나 학교 경기복을 입고 나온다. 경기복 색깔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헬멧으로 구별한다. 헬멧에 서로 다른 색 커버를 씌우고 달리도록 한다.
국제 대회에선 원래 선수들이 단색 헬멧을 쓰고 번호로 구별했다. 번호는 무작위로 배분했다. 노란색 또는 하늘색 헬멧 위에 선수 번호를 붙였다. 하지만 종목 관심으로 띄우기 위해 2016년부터 ‘헬멧 자유화’를 도입했다. ISU(국제빙상경기연맹)가 쇼트트랙을 보는 시각적 재미를 높이자는 취지로 다양한 디자인 헬멧을 허용했다. 대신 같은 국가 선수들은 같은 디자인 헬멧을 쓰게 했고, 디자인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지 못하게 했다.
미국 선수들은 독수리, 영국은 국기인 ‘유니언잭’, 중국은 금색과 빨간색 무늬를 새긴 헬멧을 쓰고 나오기 시작했다. 또 직전 시즌 세계선수권 성적에 따라 각 선수 고유 번호를 헬멧에 부착해 선수 구별을 할 수 있게 더했다. 번호만 보면 선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세계선수권 우승자는 1번, 준우승자는 2번 이런 식이다.
지난해부터 직전 시즌 남녀 세계 1위 선수는 네덜란드 쇼트트랙 출신 헬멧 디자이너가 만든 특별 헬멧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월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때 화제가 됐던 한국 여자 대표팀 김길리(21) ‘황금 헬멧’이 해당한다. 남자 대표팀 박지원(29)도 세계 1위 자격으로 이 헬멧을 받았으나, 그는 자만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다른 선수들과 같은 대표팀 헬멧을 쓰고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다른 종목도 비슷한 관행이 있다. 썰매 종목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이 ‘아이언맨’과 흡사한 헬멧을 착용하고 나오는 것도 이런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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