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궤도 안착한아이스페이스 탐사선
6월 착륙 시도... 첫 실패 딛고 재도전
미국 외에 달에 간 첫 민간기업 되나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탐사선 '레질리언스'가 달에 착륙한 모습을 그린 상상도. 아이스페이스 제공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의 두 번째 달 착륙선 ‘레질리언스’가 달 궤도에 진입했다. 레질리언스는 약 한 달 뒤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며, 성공할 경우 민간기업으로선 세계에서 세 번째, 일본에선 첫 번째가 될 전망이다.

7일 아이스페이스에 따르면, 레질리언스는 이날 오전 5시 41분쯤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지난 1월 15일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발사된 뒤 약 113일 만이다.

발사 뒤 달 궤도 진입까지 수개월이 걸린 이유는 곧바로 달로 진입하는 대신 멀리 돌아가는 ‘저에너지 전이 궤도’ 비행을 했기 때문이다. 이 궤도로 설계된 달 탐사선은 발사체에서 분리된 뒤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L1 지점과 가까운 곳으로 날아간다. 여기서 태양과 지구의 중력을 활용해 지구 쪽으로 방향을 돌린 뒤,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아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빠른 속도로 되돌아와 달 궤도에 진입하는 것이다. 2022년 발사한 우리나라 달 탐사선 ‘다누리’를 비롯한 여러 달 탐사선이 이 같은 궤도로 비행했다. 레질리언스 역시 지구에서 최대 약 110만㎞ 떨어진 심우주를 돌아 달 궤도에 안착했다.

아이스페이즈의 달 착륙선 '레질리언스'가 달 궤도까지 가는 데 거친 경로. 지구를 돈 뒤(1) 멀리 저에너지 궤도로 나갔다가 되돌아와(2) 달 궤도에 진입했다(3). 아이스페이스 제공

아이스페이스는 일본을 중심으로 25개국 연구자가 모인 우주 스타트업이다. 2018년부터 ‘하쿠토-R’이라는 이름의 상업용 달 착륙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하쿠토’는 우리말로 흰 토끼라는 뜻이다. 아이스페이스는 2023년 첫 번째 달 착륙선을 발사해 달 궤도에 진입시켰지만, 착륙에는 실패했다. 탐사선이 연료 부족으로 급강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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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프로젝트인 레질리언스는 다음달 6일쯤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이 달 착륙에 성공한 건 지난해 2월 미국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와 올해 3월 미국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블루 고스트’ 뿐이다. 레질리언스가 성공하면 민간기업 중 세계 세 번째가 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소형 달 탐사선 '슬림'을 지난해 6월 달에 착륙시켰다. 착륙 당시 슬림은 몸체가 뒤집어졌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첫 번째 시도와 비교하면 발사부터 궤도 진입까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실패에서 얻은 경험 덕분”이라며 “달 착륙은 매우 까다로운 만큼 신중하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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