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생아 700만명 이상 분석 결과 
50대에 낳은 아이 조현병, 20대보다 2배
“정자 생성 중 유전자 돌연변이 증가”

일러스트=챗GPT 달리3

아버지의 나이가 많을수록 자녀가 조현병에 걸릴 위험이 최대 두 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자녀일수록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6일(현지 시각) 대만 중앙통신사(CNA)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국가위생연구원(NHRI)과 국립대만대학 공동 연구진이 아버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나이인 생식연령과 자녀의 정신 건강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국제 학술지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조현병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과다 분비돼 발생한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이 과정에서 환각, 환청을 경험하거나 기이한 행동을 보이고 인지기능도 저하되는 정신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대만에서 태어난 신생아 700만명 이상의 의료데이터를 분석해 아버지의 연령과 자녀의 조현병 발병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아버지가 25~29세일 때 태어난 자녀의 조현병 발병률은 0.5%였지만, 아버지가 50세 이상일 경우 자녀의 발병률은 1%로 두 배 높았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의 원인을 찾기 위해 전장 유전체 분석(WGS)을 활용했다. WGS는 환자 개인의 DNA 염기서열 전체를 해독하는 방식으로, 유전체 전 영역에 걸쳐 발생하는 유전변이를 포괄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부모 모두 건강하지만 자녀 중 최소 3명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다섯 가족을 대상으로 WGS를 실시한 결과, 아버지의 나이가 1살 많아질 때마다 자녀에게 전달되는 유전자 돌연변이 수가 평균 1.5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조현병 증상도 일찍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왕시헝(Shi-Heng Wang) NHRI 연구원은 “남성은 평생 정자를 계속 생산하는 과정에서 세포분열이 반복되는데, 이 과정에서 복제 오류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며 “나이가 많을수록 정자 생성 과정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증가하고 이를 자녀에게 유전시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아버지의 연령이 조현병 발병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조현병의 약 30%만이 고령 아버지로부터 유래한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고, 나머지 70%는 가정 환경이나 사회적 스트레스 등 비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참고 자료

Molecular Psychiatry(2025), DOI: https://doi.org/10.1038/s41380-025-029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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