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빈 청장, ESA 면담서 가능성 타진
유럽 우주탐사 네트워크에 참여 확대 기회

우주항공청은 지난 1월 15일 사천 우주청 청사에서 유럽우주청(ESA)과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우주항공청

우주항공청이 유럽우주청(ESA) 준회원국 가입을 추진한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우주 탐사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ESA와 우주 동맹을 추진해 글로벌 우주 탐사·개발의 협력선을 다양화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7일 우주항공청과 우주항공 업계 등에 따르면, 윤영빈 우주청장은 지난달 요세프 아쉬바허(Josef Aschbacher) ESA 사무총장과의 양자 면담에서 한국의 ESA 준회원국 가입 가능성을 타진했다. ESA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페이스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 우주항공 업계 관계자는 “ESA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며 “설립 1주년을 맞아 우주 동맹을 강화하려는 우주청과 서로 간의 필요가 맞아 떨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우주청과 ESA의 양자 면담은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제40회 스페이스 심포지엄을 계기로 진행됐다. 우주청은 스페이스 심포지엄에서 ESA 외에 독일, 이탈리아, 호주, 이스라엘 등 여러 국가 우주 기관과 양자 면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ESA는 유럽연합(EU)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우주 개발 기구로 EU와는 회원국 구성도 다르다. 영국은 EU를 탈퇴했지만 ESA에는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ESA 회원국은 모두 유럽 국가지만 준회원국 중에는 캐나다가 있다. 우주청도 캐나다의 사례를 들어 한국의 ESA 준회원국 가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ESA 준회원국이 되려면 우선 협력국이 돼야 한다. 우주청은 이번 양자 면담에서 협력국 가입 절차와 중장기적으로 준회원국 가입 가능성, 가입 절차 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이 ESA 협력국과 준회원국 가입에 성공하면 유럽이 주도하는 다양한 우주 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청은 이미 ESA와 다양한 우주 탐사 임무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운영 협약을 맺었고, 사건의지평선망원경(EHT) 공동 운영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주청이 추진하는 제4 라그랑주점(L4) 탐사와 ESA가 진행하는 L5 탐사에서 상호 협력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그랑주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상쇄돼 안정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ESA와 유럽위원회(EC)가 함께 추진하는 지구관측프로그램 정보서비스인 코페르니쿠스 프로그램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우주청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협력을 통해 기술 교류와 상호 성장을 견인하고, 국제 우주 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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