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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두코바니 원전. 연합뉴스 제공

체코 법원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 사업 본계약 체결식 직전에 제동을 걸며 계약 체결을 위해 체코로 향한 경제부처 장차관급 인사와 주요 정당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단이 빈손으로 돌아올 상황에 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6일 원전 수주 경쟁상대였던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원전 계약 체결이 중지됐다고 밝혔다. 계약이 체결되면 EDF가 승소하더라도 수주할 기회를 잃기 때문에 계약 절차를 일단 중지하도록 한 것이다. 소식이 전해질 당시 한국 대표단은 체코행 비행기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단은 6~7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를 방문해 신규 원전 건설 계약 체결식에 참석하고 체코 총리 회담, 상원의장 면담을 통해 원전을 중심으로 한 양국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방체 일정의 핵심이 갑자기 빠지면서 대표단은 민망해진 상황이다.

정부는 EDF가 소송을 제기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변수가 사전에 어느 정도로 예상됐는지는 잘 모르지만 통상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정부 측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강인선 외교부 2차관, 김성섭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국회측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박성민 의원, 강승규 의원, 박상웅 의원,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으로 구성돼 상당한 규모다.

체결식에는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원전 산업 관련 주요 기업과 자동차연구원, 로봇산업진흥원 등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다.

앞서 EDF는 체코 반독점 당국(UOHS)에 한수원의 신규 원전 사업 수주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4월 24일 UOHS가 이를 기각했다. 2일 EDF는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계약 체결이 중단된 것이다.

체코 법원은 "이번 조치가 본안 소송에서 EDF가 승소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원래 계획대로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와의 계약이 체결되면 한국 기업의 원전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만으로 규모는 총 26조원에 달한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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