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더스크롤4: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지역 락에 이용자 불만 고조
2년 전 '스타필드' 한국어 공식 지원 않자 이용자가 번역하기도
'한국 패싱' 논란이 확산하자 베데스다는 지난달 25일 공식 입장을 통해 "출시 지연 문제를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한국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베데스다 홈페이지 갈무리)2025.5.6/뉴스1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 베데스다가 '한국 패싱' 논란에 다시금 휘말렸다. 20년 가까이 큰 인기를 누려온 게임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의 리마스터 버전을 한국에서 구매할 수 없게 되면서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베데스다는 지난달 23일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하면서 한국과 러시아에만 지역 제한(지역락)을 적용했다.
게임은 출시 직후 스팀 플랫폼에서만 동시 접속자 수가 19만 명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한국 이용자들은 어떤 플랫폼에서도 게임을 이용할 수 없었다.
특히 베데스다는 해외 계정 등으로 게임 코드를 구하더라도 이를 스팀 플랫폼에 등록해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MS는 '엘더스크롤4:오블리비언' 리마스터 버전을 자체적으로 15세 이용가 게임으로 분류했다. 한국 내 출시에 법적인 문제는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락을 유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원작 게임이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리마스터 버전을 15세 이용가로 자체 분류한 점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법상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려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논란이 확산하자 베데스다는 지난달 25일 공식 입장을 통해 "출시 지연 문제를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한국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이번 사태는 MS와 베데스다 담당자들이 국내 등급 분류 제도나 심의 절차 관련 전문성이 부족했거나, 출시 일정에 맞춰 미리 등급 분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의를 받지 않으면 출시조차 할 수 없는 우리나라 게임물등급분류 제도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이므로 사전 검열 방식도 진지하게 재검토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데스다의 한국 시장 홀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인 2023년 9월 출시한 야심작 '스타필드' 역시 한국어판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베데스다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지식재산(IP)인 데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통해 출시 당일부터 이용할 수 있었기에 한국어 지원을 향한 사용자들의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베데스다는 한국어판을 공식 지원하지 않았다.
이에 국내 게임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한국어 번역 그룹 '팀 왈도'를 결성하여 한국어 패치를 제작·배포하기 시작했다. 제작사의 공식적인 지원 없이 오로지 이용자들이 게임의 한국어판을 만든 셈이다.
팀왈도는 지난해 7월 블로그를 통해 스타필드 본편과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번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번역 작업의 약 67%는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했으며 나머지 33%는 인공지능(AI) 번역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타필드'의 공식 한국어 지원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시 국내 언론을 통해 게임의 한글화 가능성이 보도됐음에도 한국어 공식 지원이 불발돼 사용자들의 실망감이 더욱 컸다.
게임이용자협회 관계자는 "국내 언론이 스타필드의 한글화 소식을 보도했음에도 결국 현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베데스다의 한국 서비스 전반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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