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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2일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 연례 개발자 회의에 나타난 오픈AI CEO 샘 올트먼의 모습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의 전환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비영리 중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AI 기술개발을 둘러싼 막대한 자금 조달 압박 속에서 회사 설립 당시 내세운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AGI(범용 인공지능)’라는 비영리 기조로 돌아가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오픈AI 이사회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향후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PBC) 구조를 고려하더라도, 비영리 조직이 여전히 오픈AI의 통제권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공익법인은 영리 뿐 아니라 공공의 이익도 함께 추구하는 기업 형태지만 공익을 강제하는 법률 조항이 없는 데다 일반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 구조 형태다. 오픈AI는 이날 이사회 성명에서 “비영리 조직이 공익법인의 지배권을 유지하고 동시에 주요 주주로서 공익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브렛 테일러 오픈AI 이사회 의장은 “앞으로 직원, 투자자, 비영리 조직 모두가 지분을 갖게 되겠지만 지배권은 오롯이 비영리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결정은 델라웨어주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내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AI는 인류에게 안전하고 유익한 AI를 구축하겠다며 2015년 샘 올트먼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출범했다. 그러나 2019년 투자금 마련 등을 위해 영리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비영리 조직이 지배하는 구조로 바꿨다. 당시에는 수익 상한선을 뒀다. 그러다 챗GPT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수요가 몰리면서 수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금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오픈AI는 지난해 말, 기존의 수익 상한 구조를 폐지하고 영리와 사회 공헌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 구조인 공익법인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환 움직임은 내외부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설립 목적을 어기고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지난해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기각하지 않고 내년 3월 본격 심리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오픈AI 전직 직원 12명은 지난달 “오픈AI는 비영리 지배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등도 영리 법인 전환에 우려를 표명하며 오픈AI 이사회에 비판적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올트먼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의 첫머리에 "우리(오픈AI)의 사명은 AGI(범용 인공지능)의 잠재력이 인류 전체의 이익이 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운을 떼면서 “이 결정은 법적 분쟁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가 의료, 교육, 생산성 향상 등 삶의 핵심 영역에서 막대한 혜택을 줄 수 있지만 그에 따라 수조 달러에 이르는 자원이 필요할 수 있다”는 현실도 인정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픈 AI가 올해 말까지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지 않을 시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그룹이 총 투자액 30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를 삭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오픈AI가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자자 유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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