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전체회의 의결…“고령자 등 취약계층 보호·2차 피해예방 미흡하다” 
SKT 개인정보 시스템 전수조사 추진…7일 이내 조치결과 제출·이행상황 지속 점검

SK텔레콤 유심정보 유출사고로 인해 고객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마련된 SK텔레콤 유심 교체 서비스센터에 출국 전 서비스를 받기 위한 시민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최근 유심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에게 유출사실을 당사자에게 신속이 알리라고 요구했다. 유심정보 유출이 확인된 이용자는 물론, 유출 가능성이 있는 모든 이용자에게 해당 사실을 통지하라는 것이다. 또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처리 관련 시스템을 전수 조사하는 중이라고도 밝혔다.

2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긴급 전체 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이 유심정보 유출이 확인된 가입자와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이용자 등 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에게 개별적으로 유출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고 심의·의결했다.

SK텔레콤이 이용자에게 통지해야 할 법정 사항은 ▲유출된 개인정보 항목 ▲유출된 시점과 그 경위 ▲유출 피해 최소화 방법 ▲개인정보처리자의 대응 조치 및 피해 구제절차 ▲피해신고 접수 부서와 연락처 등이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이 고객의 유심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인지하고 유출 신고는 했으나 홈페이지에 고객의 일부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전체 공지만 했을 뿐, 현재까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법정사항을 포함해 정보주체에게 유출 사실을 개별 통지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제34조에서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할 경우 지체없이 이용자에게 유출된 항목·시점·경위·대응방법·향후 피해구제절차 등을 알리도록 정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측이 유심유출 사고 이후 전체 이용자에게 개별 문자 발송 사실이 있으나 본 사고에 대한 사과문과 유심보호서비스, 유심교체에 관한 내용만 기재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개인정보위로도 민원 접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이 피해방치책으로 마련한 유심보호서비스 및 유심교체가 유심물량 부족, 서비스 처리지연 등 원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유출 피해 방지대책이 미흡하다고도 꼬집었다. 특히 서비스 가입이나 유심교체가 모바일이나 현장방문을 통해서만 가능해 고령층·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 점도 짚었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에 유출 사실 이용자 통지 외에 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별도의 보호 대책과 SK텔레콤 전체 이용자의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충실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관련해 급증하는 민원에 성실히 대응하기 위해 전담 대응팀을 확대해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운영하라고 요청했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에 7일 이내에 조치 결과를 제출토록 했으며, 이행 상황을 지속 점검해 국민 불편과 불안을 해소할 방침이다. 개인정보위는 “현재 SK텔레콤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된 개별시스템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신속히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정확한 유출 경위 및 추가 유출 사실이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의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 보호법상 위반사항을 중점 조사해 위반사항에 대해 엄정히 처분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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