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필의 미래창
댈러스~휴스턴 325km 구간서
라이다·레이더 등 20개 센서 장착

미국에서 무인 자율주행트럭이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오로라 제공

2023년 미국에서 구글 웨이모가 무인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한 데 이어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트럭도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오로라(Aurora)는 최근 텍사스에서 상업용 자율주행 트럭 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무인 운행 구간은 댈러스와 휴스턴을 잇는 325km의 고속도로(I-45)다. 운행 속도는 시속 65마일(약 105km)로 알려졌다.

오로라는 “이로써 공공도로에서 대형 자율주행트럭을 상업적으로 운행하는 최초의 기업이 됐다”고 밝혔다. 회사쪽은 공식 발표에 앞서 이미 무인 자율주행트럭이 고속도로에서 약 2000㎞를 운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로라는 2021년 말부터 우버 화물운송 서비스 ‘우버 프레이트’ 등을 대상으로 댈러스∼휴스턴 고속도로에서 안전요원이 탑승한 상태로 자율주행트럭 시범 운행을 해왔다. 시범운행 거리는 총 480만km, 누적 운행 대수는 1만여대다.

오로라의 무인 자율주행트럭엔 20개 이상이 센서가 탑재돼 있다. 오로라 제공

450m 앞 보행자 11초 일찍 발견

오로라의 ‘오로라 드라이버’는 장거리 트럭 운송에 투입되는 최초의 레벨4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라이다와 레이더, 카메라, 마이크, 온보드 컴퓨터를 포함한 20개 이상의 센서를 사용해 도로교통 데이터를 분석한다. 라이다는 레이저 빛을, 레이더는 전파를 이용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원격 감지 기술을 말한다.

오로라에 따르면 이 회사가 개발한 라이다 기술은 450m 앞까지 볼 수 있어, 운전자가 탑승할 때보다 최대 11초 일찍 보행자를 발견할 수 있다. 오로라는 이런 능력은 특히 야간 운행에서 이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오로라 자율주행트럭은 스웨덴 볼보와 미국 팩카의 트럭에 오로라 드라이브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기존 시판 트럭에 시스템을 장착한 방식이어서 확장 가능성이 높다. 오로라는 올해 말까지 텍사스 엘파소와 애리조나 피닉스로 자율주행트럭 운행 지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트럭은 미국 트럭 운송 업계가 운전자 고령화, 높은 이직률 등에 직면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오로라 제공

구글 자율주행차 개발 책임자가 설립

트럭 운송은 미국에서 수요가 매우 큰 시장이지만 업계는 운전자 고령화와 높은 이직률, 운영비 상승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자율주행트럭은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 가운데 하나다. 오로라의 첫 고객사는 우버 프레이트와 허쉬바흐 모터 라인스다. 

오로라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 엄슨은 댈러스~휴스턴 구간을 운행하는 첫 자율주행트럭에 탑승한 뒤 “오로라 드라이버가 완벽한 성능을 발휘했으며, 이는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 교수 출신인 엄슨은 2007년 미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 주최로 열린 도시형 자율주행차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후 2009년부터 구글 자율주행차 개발팀을 이끌었다. 그는 2016년 구글을 떠난 뒤 2017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오로라 이노베이션을 공동설립했다. 오로라는 지금까지 우버 등으로부터 총 40억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현대차그룹도 2019년 오로라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편 그동안 자율주행트럭 운행에 부정적이었던 캘리포니아 교통당국도 최근 자율주행트럭 시험운행을 승인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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