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화 차세대 발사체, 예산 증액 우려로 기재부 검토 수순
"기존 방식도 추력상승 동일…지상 시험 인프라 개조비용 들 것"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3.5.2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우주항공청이 차세대 발사체 사업을 재사용 발사체로 변경을 시도하지만, 연구개발(R&D)상의 까다로움과 예산 증액 등 이유로 지연이 우려된다. 기존 기획을 크게 바꾸지 않고 스케일업만 하자는 보수적인 대안도 제시된다.

이는 일회용 발사체라는 방향성은 유지하되, 1단 엔진을 7개로 늘려 700톤 추력을 맞추자는 게 골자다.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2032년 달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추력 상승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 엔진 추가에 그치지 않고 △지상 단 연소시험장 △발사대 스펙 △1단 탱크 크기 등 추가 변경점이 생길 수 있다. 어느 방법이든 큰 폭의 예산 증액은 불가피할 거란 지적이다.

6일 우주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변경 요청을 접수한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이같은 변경안들을 검토했다.

우주항공청이 제안한 1안은 기존 등유(케로신) 다단연소 엔진 방식에서 벗어나, 그을음이 적은 메탄 엔진을 채택하자는 것이다. 1단 착륙 유도항법, 역추진, 자세제어 등 재사용 기술도 함께 검증한다.

원활한 변경 절차를 위해 우주청은 원 예산의 12.5%인 2500억 원을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다. 15% 이상 증액 시 기획재정부의 고강도 재검토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과기혁신본부는 증액이 기준치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1안은 혁신본부 차원에선 무리고 기재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혁신본부는 케로신 엔진 2기만 추가해 1단 엔진을 7기로 구성한다는 2안이 쉬울 거라고 조심스레 진단했다. 사업 근간을 바꾸는 것도 아닌 데다, 1100억 원만 증액하면 되기 때문이다.특정평가 말고 6월 예산 심의에서라도 빠른 변경이 가능하겠다고 내다봤다.

과기혁신본부 관계자는 "2안을 작성한 항우연에 따르면 인증모델(QM) 엔진을 재활용해 비행모델(FM) 개발에 쓴다는 계획이다. 엔진 제작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우연의 기존 인프라를 고려하면 2안 역시 생각보다 많은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높아진 출력에 맞춰 지상 단 연소시험장을 개조하고, 발사대 팔 설계도 변경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항우연의 현재 지상 연소시험 인프라로는 700톤 추력을 버티긴 어렵다"며 "케로신 엔진으로 개발해도 파생되는 추가비용을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제품 격인 QM 엔진을 재활용하면 비용은 아끼겠지만 FM의 신뢰성 확보에 불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우연은 별도 지상 시험장을 짓지 않고 발사대에서 연소 시험을 할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연소 시험 중 폭발이라도 하면 애써 만든 발사대가 소실되는 것이고, 인접한 누리호 발사 인프라도 손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 리스크가 크다"고 꼬집었다.

항우연 관계자는 "QM 엔진을 재활용하는 게 내구도적으로 크게 불리하진 않다"며 "다만 발사장 관련 우려는 일부 이해한다. 어느 방식이건 다양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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