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등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들이 2025 수디르만컵 은메달 획득 뒤 셀프 카메라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중국에 1-3 석패 은메달
안세영 5경기 5승 기염. 전혁진 5-21, 5-21 수모
〔김경무의 오디세이〕 지난달 27일부터 중국 샤먼에서 시작됐던 2025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이 4일 세계 최강 중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박주봉(61)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은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중국과의 결승에서 두번째 여자단식에 나선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2위 왕즈이를 2-0(21-17, 21-16)으로 누르는 등 선전했으나 종합전적 1-3으로 지고 말았습니다.
1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중국은 역시 강했고, 한국으로서는 이날 종합전적 1-2 상황에서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가 나선 4번째 여자복식 경기가 너무 아쉬움으로 남게 됐네요.
세계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는 전날 인도네시아와의 4강전 마지막 경기 때 체력을 소진한 탓인지, 1위 리우성쉬-탄닝을 맞아 힘을 쓰지 못했고 55분 만에 14-21, 17-21로 지고 말았습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이지만 세계 9위 공희용(전북은행)-김혜정(삼성생명)을 투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진> 왕즈이를 잡은 안세영. 사진/BWF
2회 연속 아쉬운 은메달이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 잘 싸웠습니다. 조별 예선 3경기(체코 캐나다 대만)에서 모두 4-1로 승리했고, 덴마크와의 8강전에서는 3-1, 인도네시아와의 4강전에서는 3-2로 이기는 등 승승장구했습니다.
허벅지 부상 재활에 성공해 이번 대회 출전했던 안세영은 예선 첫 경기(심유진 출전)에는 나서지 않았으나 이후 5경기 연속 2-0으로 승리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한국팀의 군계일학임을 재입증했습니다.
올해 전영오픈 결승에서 잡았던 중국의 왕즈이의 코를 다시 납작하게 해 더욱 의미가 컸다고 생각됩니다.
“팀을 위해 이길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번이 네번째 수디르만컵 출전인데, 마침내 한 경기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단체전은 개인전과 압박감이 다릅니다. 그래서 어려움을 극복해서 기뻐요.”
BWF(세계배드민턴연맹)에 따르면, 안세영은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은 이날 첫 혼합복식에서 세계 66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2위 펑얀제-황동핑에게 접전 끝에 16-21, 21-17, 15-21로 진 것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최대 약점은 익히 알려진대로 남자단식이었습니다. 전혁진(요넥스)과 조건엽(성남시청)이 나섰으나 6경기 전패를 당하고 만 것입니다. 간판스타 전혁진은 결승전 3번째 남자단식에 출전해 1위 시유치에게 33분 만에 5-21, 5-21로 무너졌습니다.
과거 한때 손완호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적이 있는 한국 배드민턴 남자단식이지만 최근에는 걸출한 스타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안세영 심유진 등이 있는 여자단식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그래도 박주봉 감독은 한국 감독 데뷔 국제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습니다. 안세영도 ‘셔틀콕 레전드’ 박주봉 감독 지휘 아래 심적으로 안정을 찾은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다시 신발끈을 조여 매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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