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 시네마 ②]007 스카이폴…사이버 공격과 내부자 유출
내부자 공격은 탐지와 방어가 가장 어려운 위협으로 꼽혀
"단편적인 보안 솔루션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아"

007 스카이폴ㅊ스틸컷(사진=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본명은 티아고 로드리게즈, 유능한 요원이었어. 홍콩 반환을 앞두고 그가 문제가 됐고, 난 그를 포기했지."

2012 개봉한 영화 007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의 상관인 M의 이 대사는 믿었던 내부자의 배신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지를 암시한다.

영화 스카이폴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보안 위협을 다룬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화 속에서는 사이버 공격과 내부자로 인한 기밀 정보 유출, 정보기관 해킹 등 현대 사회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보안 시나리오가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이야기는 제임스 본드가 요원 이브와 함께 임무 수행 중 적과 열차 위에서 격투를 벌이다, M의 명령으로 오인 사격을 당해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전 세계 비밀 요원들의 신원 정보가 유출되고, 테러 조직에 침투해 활동 중이던 요원들이 하나둘씩 목숨을 잃는다. 영국 정보기관 MI6는 존재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는다.

배후에는, MI6의 전직 요원이자 해커가 된 내부자, 티아고 로드리게즈(일명 실바)가 있었다. 그는 내부 시스템에 대한 전문 지식과 정교한 사이버 전략을 바탕으로 MI6를 공격하고, M에게 개인적인 복수를 시도한다.

특히, 실바는 내부자 접근 권한을 이용해 보안망을 우회한다. 게다가 특정 인물 맞춤형 접근을 위한 사회공학적 기법, 내부자 정보, 감정적 동기, 복합 시스템 공격이 결합된 고도화된 침투 전략을 취한다. 이 영화는 기술보다 사람, 즉 내부자에 의한 위협이 얼마나 조직에 치명적일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가장 위험한 적은 내부에 있다…스카이폴이 던진 보안 경고

영화 속 이야기처럼 실제 보안 현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은 종종 '내부'에서 시작된다 특히,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시스템을 악용하거나 퇴직자 또는 불만을 품은 직원이 악의적으로 접근할 경우, 그 피해는 외부 해킹보다 훨씬 크고 깊을 수 있다.

실제 미국 금융기관 캐피탈 원(Capital One)은 2019년, 1억명 이상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대형 보안 사고를 겪었다. 놀라운 점은 이 공격의 주체가 외부 해커가 아닌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전직 엔지니어였다는 것이다.

그는 방화벽 설정의 허점을 노려 시스템에 침투했고, 고객의 신용카드 신청서, 사회보장번호, 은행 계좌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탈취했다. 이 사건은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권한 관리와 보안 설정의 중요성, 그리고 내부자의 전문 지식이 보안에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2018년에는 테슬라(Tesla)의 자율주행 기술이 외부로 유출될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의 한 직원은 퇴사 직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와 기밀 데이터를 무단으로 복사해 외부로 전송하려 했다. 그는 자신의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시스템에 접근했으며, 다행히 테슬라의 내부 보안 모니터링 시스템이 이를 탐지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내부자 위협에 대한 다층적 대응이 중요

실제로도 내부자 공격은 사이버 보안 위협 중 가장 탐지와 대응이 어려운 유형으로 꼽힌다. 권한이 부여된 내부자가 시스템을 악용할 경우, 기존의 경계 기반 보안 체계만으로는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퇴사자 계정 차단, 이상 행동 모니터링, 행위 기반 탐지 등 다층적인 내부자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적 방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책, 기술, 사람을 모두 고려한 입체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영화 속 이야기처럼 현실에서도 내부자 위협과 정보 유출은 가장 치명적인 보안 위협 중 하나"라며 "내부자 공격은 특히 위험한데, 이는 합법적인 접근 권한을 지닌 내부자가 일으키기 때문에 기존의 경계 기반 보안으로는 탐지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스카이폴'에서처럼 현실에서도 내부자 위협은 종종 가장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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