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AI 넘어 움직이는 AI 시대…'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발전
2050년엔 피지컬 AI 적용한 로봇 41억 5400만대에 달할 전망
이미 현실로…가정과 산업현장은 물론 군사 분야에 활용

[라스베가스=AP/뉴시스] 지난 1월8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기술 박람회에서 전시된 체화지능형 로봇. 2025.04.27.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로봇, 이 상자들을 작업대로 옮겨줘." 간단한 음성 명령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움직인다. 물건이 어지럽게 쌓인 공간을 스스로 분석한 로봇은 가장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계산하고, 무게중심을 조절하며 부드럽게 걸어간다. 크기와 무게가 다른 상자들을 손에 쥐고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적절한 압력을 가한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났지만, 로봇은 순간적으로 판단해 경로를 변경한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이 데이터 분석과 텍스트 생성이라는 가상의 영역을 벗어나 이제 물리적 환경에서 직접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AI의 패러다임이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는 AI 넘어 움직이는 AI 온다

현실로 다가온 혁신…로봇이 위험한 일 대신한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3일 서울 강남구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에서 독일, 중국, 일본, 필리핀, 에티오피아 등 8개국 지방정부 소속 공무원들이 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 강남구 제공) 2025.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화 건설부문 직원이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공사현장에서 로봇개를 활용해 부지를 측량하고 있다. 사진 한화 건설부문 *재판매 및 DB 금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5 기조연설에서 피지컬 AI를 차세대 혁신 기술로 제시했다. 그는 "AI는 인식, 생성, 에이전트, 피지컬 AI의 단계를 거쳐 진화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AI가 3차원 물리적 공간을 완벽히 이해하고 작업 환경에 실시간 적응하는 기술이 기업과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러한 기술적 이정표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한 결과다. 이제는 '생각하는 AI'를 넘어 '움직이는 AI'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황 CEO는 "기업들이 이제 고민해야 할 것은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는 곧 피지컬 AI가 산업 혁신을 넘어 사회 구조와 일상생활까지 크게 변화시킬 것임을 시사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피지컬 AI를 적용한 로봇 시장은 향후 25년간 연평균 10% 성장해 2050년에는 41억 5400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연평균 60.7%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2050년에는 6억48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피지컬 AI는 이미 연구와 개념 단계를 넘어 제조, 물류, 헬스케어, 국방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실제 혁신을 이끌고 있다. 피지컬 AI가 사람과 협력하거나 인간의 작업을 대체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 전망이다.

실제로 이르면 올 연말에는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로봇 스타트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올해 연말 로봇 '아틀라스'를 현대차그룹 생산거점에 시범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현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활용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군사 분야의 무인 수색·정찰, 교육 분야의 인터랙티브 학습 보조, 농업 분야의 자동화 수확 로봇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로봇은 센서·카메라·AI 기술이 결합돼 상황을 인지하고 자율적 판단이 가능해지면서 위험한 작업 환경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뉴시스] 추상철 기자 = 25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로봇개 분열하고 있다. 2024.10.01. scchoo@newsis.com

실제로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국군은 사족보행 로봇을 선보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제작한 이 로봇은 '로봇 개'라고도 불리며, 행사 중 차량들과 속도를 맞춰 행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더 발전해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족보행 로봇과 함께 우리 군의 유·무인 전투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선거 후보자 역시 이 같은 AI의 미래를 조망하며 정부의 AI 지원 정책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유인 전투기가 아닌 드론이 이미 우크라이나 공중전장을 누비고 있고, 조만간 무인전투로봇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을 여기에 맞춰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가 충분히 앞설 수 있고 앞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전은 더더욱 병사 수가 아니라 무기 장비체계로 결판난다. 제조와 응용은 우리가 강점을 가지는 영역이고, 그러므로 정부의 AI 지원정책은 제조 AI와 응용 AI가 그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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