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어, 마인크래프트, 폴아웃 등 게임 원작 콘텐츠 흥행 사례 늘어
과거 게임 IP 기반 영상은 팬심을 자극하는 부가 콘텐츠 용도에 가까웠다. 게임의 인기나 세계관을 활용한 OVA, 실사화 프로젝트가 꾸준히 시도됐지만, 팬을 제외한 대중까지 아우르기에는 힘들었다. 게임과 영상 콘텐츠 간의 온도차, 퀄리티 논란 등으로 실패 사례가 더 많았다.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어 대중성과 완성도를 갖춘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게임 기반 영상 콘텐츠는 확고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게임 팬층은 물론 비게이머까지 시청자로 끌어들이며 콘텐츠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시작은 '위쳐'와 '아케인'이었다. 전자는 방대한 세계관을 뛰어난 퀄리티로 실사화해 전 세계 시청자를 끌어들였고, 후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 게임 팬은 물론 비게이머 시청자층까지 확보했다.
이후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라스트 오브 어스', '폴아웃', '마인크래프트 무비' 같은 작품들이 연이어 호평을 받으며 성공 사례가 꾸준히 이어졌다.
- 마인크래프트 무비 수익[출처: 박스오피스 모조]
성과도 흥행 영화, 드라마에 밀리지 않는다. 아케인은 공개 직후 52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방영 직후 스팀에서 원작 게임 동시 접속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첫 화 시청자 수 470만 명을 넘어서며 HBO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들은 각종 시상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케인은 에미상 4관왕, 라스트 오브 어스는 2024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 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총 2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8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폴아웃은 2024년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총 1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며, 그 중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가장 최근에 개봉한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8억 달러(약 1조 1200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수익을 올렸다.
흥미로운 점은 해당 작품 대부분 원작 출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라는 사실이다. 팬덤의 충성도와 IP의 생명력이 영상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게임 IP의 가치와 수명을 늘리는 전략으로서 영상 콘텐츠의 유효성도 입증됐다.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소니의 미국 개발 자회사 너티독의 콘솔 게임 IP를 원작으로 한 9부작 드라마다. 2023년 HBO에서 방영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원작 게임의 충실한 재현과 강력한 감정선, 우수한 연출로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스토리는 원작의 흐름을 따라간다. 사람을 좀비로 변이시키는 바이러스가 창궐한 후 20년이 흐른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조엘과 엘리의 여행을 그린 이야기는 생존과 인간애, 희망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다룬다.
시즌1 흥행을 바탕으로 7부작으로 구성된 시즌2가 제작되었으며, 4월 13일부터 HBO와 Max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시즌2 마지막 에피소드는 5월 25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 폴아웃
폴아웃은 1997년 출시된 동명의 RPG 게임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2024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방영됐다. 원작의 핵심 요소인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인간 본성의 복잡한 갈등을 잘 풀어냈으며, 게임의 독특한 분위기와 사회적 메시지를 잘 녹여내 팬들뿐만 아니라 신규 시청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스토리는 핵전쟁 후 폐허가 된 미국을 배경으로, 인류의 재건을 위한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에서 중요했던 무기, 캐릭터, 그리고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하며 드라마로서의 특성을 잘 살렸다.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시즌2의 제작이 확정됐다. 시즌2는 '폴아웃: 뉴 베가스'의 상징적인 지역인 뉴 베가스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다.
■ 마인크래프트 무비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2009년 출시 이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다. 워너브라더스가 제작을 맡았으며, 게임의 상징적 요소들을 살려 장르와 연령을 넘나드는 원작 특유의 보편성이 영화에도 반영됐다.
스토리는 네 명의 괴짜들이 신비한 포털을 통해 마인크래프트의 오버월드로 끌려들어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잭 블랙이 연기한 '스티브'의 도움을 받아 현실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비디오 게임 원작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오프닝 수익을 올리는 등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결과 속편 제작이 확정됐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4월 30일 국내 개봉했다.
■ 아케인
아케인은 라이엇 게임즈의 대표 MOBA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독특한 아트 스타일과 정교한 작화, 탄탄한 캐릭터 서사가 어우러져 극찬을 받았다.
배경은 마법공학을 보유한 대도시 필트오버와 하층민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암흑가 자운이 공존하는 세계다. 자매인 바이와 징크스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 인물들의 과거와 선택이 얽히며 복잡하고 깊이 있는 서사가 펼쳐진다.
현재 시즌1과 시즌2가 모두 방영됐으며 차기작은 녹서스와 아이오니아, 데마시아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CD프로젝트레드의 오픈월드 액션 RPG '사이버펑크 2077' 세계관을 확장한 애니메이션이다. 스튜디오 트리거 특유의 연출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비극적인 전개가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토리는 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미래 도시 '나이트 시티'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데이비드는 어머니의 죽음과 사회적 불평등에 직면하며 삶의 방향을 잃는다. 우연히 손에 넣은 군용 사이버 웨어를 통해 '엣지러너'라는 불법 용병의 길을 걷게 되며,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성과 기술 사이의 갈등을 겪는다.
최근 CD프로젝트레드는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레버넌트', '투모로우맨' 등으로 알려진 어나니머스 콘텐츠 스튜디오와 함께 실사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as7650@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