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4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BWF(세계배드민턴연맹) 세계혼합단체선수권 대회(수디르만컵) 결승전 도중 몸을 날리는 플레이를 한 후 숨을 고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안세영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었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4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2025 BWF(세계배드민턴연맹) 세계혼합단체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홈 팀 중국에 1승 3패로 뒤져 준우승했다.
‘수디르만컵’이라고도 불리는 이 대회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국가 대항전으로, 한 경기에 남녀 단식, 남녀 복식, 혼합 복식을 모두 겨루는 단체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5경기 중 3승을 거두는 팀이 이긴다. 이번 대회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1992 바르셀로나 남자 복식 금메달리스트 박주봉(61) 감독의 데뷔전으로도 주목받았다.
한국은 조별 리그 3전 전승으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뒤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랐다. 하지만 결승 첫 경기 혼합 복식부터 중국에 내주고 어렵게 출발했다. 한국은 세계 랭킹 66위 서승재(28·삼성생명)-채유정(30·인천국제공항) 조가 나섰다. 현재 랭킹은 낮지만 2023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던 조합. 작년 파리 올림픽 이후 짝을 이루지 않다가 올해 들어 재차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중국이 내세운 상대는 세계 2위 중국 펑얀저(24)-후앙동핑(30). 서승재-채유정은 1게임(16-21)을 내준 후 2게임(17-21)을 잡으며 동률을 이뤘으나, 3게임(21-15)에서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이어서 열린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코트에 나섰다. 상대는 세계 2위 왕즈이(25). 안세영은 왕즈이를 57분 만에 2대0(21-17 21-16)으로 손쉽게 제압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6경기 중 5경기에 출전해 모두 게임 스코어 2대0으로 완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였다. 강력한 라이벌인 왕즈이를 상대로도 공식전 3연승. 올해 출전한 국제 대회 모든 경기를 승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에 우위를 점한 건 안세영의 여자 단식뿐이었다. 3경기 남자 단식에서 세계 42위 전혁진(30·요넥스)이 세계 1위 스위치(29)에게 0대2(5-21 5-21)로 맥없이 무너졌다. 4경기 여자 복식에서도 세계 3위 백하나(25·MG새마을금고)-이소희(31·인천국제공항) 조가 세계 1위 리우셩슈(21)-탄닝(22) 조에게 0대2(14-21 17-21)로 패배하면서 5경기 남자 단식은 열리지 않고 그대로 승부가 끝났다.
중국은 이번 우승으로 이 대회에서 역대 18차례 중 14번 정상에 올랐다. 최근 네 차례 대회도 모두 중국이 제패했다. 한국은 역대 다섯 번째이자, 2017년 대회 우승 이후 8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으나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2년 전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전에서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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