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산 제품만 판매"
테무, 쉬인 미국 사업 축소에
미 빅테크 광고 매출도 감소

중국 초저가 쇼핑몰 '테무'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제도가 3일(현지시간) 폐지되면서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의 미국 사이트에서 중국 직배송 제품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테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국 국내 발송 제품만 판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중국 플랫폼들을 성장시켜 온 '초저가 공세' 전략은 미국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날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테무가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중국 직배송 상품을 숨기고 미국 창고에서 발송되는 제품만 보이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미국에서 접속한 테무 웹페이지 첫 화면에는 제품이 미국에서 출고된다는 의미의 '현지(local)' 딱지가 붙은 제품들만 노출돼 있었다. "과거에 웹페이지 전면을 장식하던 중국 직배송 상품들은 '품절'로 표시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접속할 경우는 전처럼 중국 배송 상품도 표시된다.

3일 미국에서 접속한 중국 초저가 쇼핑몰 '테무'의 첫 화면. 현지(local) 딱지가 붙은 제품들만 노출돼 있다. 테무 웹페이지 캡처

테무는 그간 9달러 무선이어폰, 5달러 원피스 같은 초저가 상품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이런 가격이 가능했던 건 외국에서 배송되는 800달러 미만 국제 소포에는 관세를 면제해 주던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 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이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면세 제도를 이용하는 중국 플랫폼들 때문에 고사 위기에 처한 미국 경쟁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행정명령 효력이 발효된 이날부터 모든 중국발 소포에 120%의 관세가 부과된다.

테무 측은 "이제 미국에서의 모든 거래는 현지 판매자가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CNBC에 밝혔다. 중국에서 발송하는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테무, 쉬인 같은 중국 플랫폼들 못지 않게 미국 빅테크들도 이번 조치로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 부과에 따라 중국 업체들이 미국 내 사업을 축소하면서 이들이 미국 내 플랫폼에 집행하는 광고비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테무가 3월 31일부터 2주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투입한 일일 광고 지출은 직전 2주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쉬인 역시 같은 기간 광고 지출을 19% 줄였다. 테무와 쉬인은 2023년과 지난해 아마존 다음으로 미국에서 온라인 광고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