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데부'에서 활약 중인 박건형
태섭 역으로 열연… 범도하와 호흡
"연기, 장르 구분 없이 재밌어"
박건형이 '랑데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예술의전당 제공
배우 박건형과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랑데부'를 향한 그의 열렬한 사랑이 느껴졌다. 또 다른 출연자인 그룹 샤이니의 최민호는 남다른 열정의 소유자로 유명한데, 박건형은 자신의 마음이 그보다 뒤쳐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박건형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연극 '랑데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랑데부'는 삶의 무게에 짓눌린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건형이 연기한 태섭은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법칙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남자다.
박건형이 '랑데부'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예술의전당 제공
박건형에게 '랑데부'의 의미는 각별하다. 그는 공연이 진행되는 자유소극장이 자신이 데뷔한 장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4년 만에 이 극장에서 다시 작품을 하게 됐다. 자유소극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정보 때문에 (출연을 결심하는데) 마음의 60~70% 이상이 움직였다"고 이야기했다. 나머지 30~40% 가량은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차지했다. 박건형은 "'나만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랑데부'는 독특한 형식의 무대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패션쇼 런웨이를 떠올리게 만드는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이 배치됐다. 관객들은 펜싱 경기장 양 측에서 경기를 지켜보듯 주인공들의 심리적 대결을 경험할 수 있다. 박건형은 "배우가 방향을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표정을 볼 수 없는 관객이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대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배우의 360도를 확인하며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태섭과 지희가 등장하는 2인극이다. 박성웅과 최민호 또한 '랑데부'의 태섭을 연기했다. 박건형은 함께한 배우들을 향한 큰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박성웅 배우님은 초연부터 참여했다. 이 작품에 엄청난 애정을 갖고 있다. 최민호 배우는 대본을 흥미롭게 봐서 너무 하고 싶었다더라. 열정적인 친구인데 이 작품에서도 굉장히 큰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 역시 무척이나 큰 열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작품에 대한 열정, 애정이 둘(박성웅 최민호)보다 크면 컸지 작지 않다"는 게 박건형의 설명이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했다. 보면 볼수록 '이거 어려운데' 싶었다. 연출에게 질문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스태프들에게도 대사에 녹아 있는 인물의 심리를 물어보며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단다.
박건형이 지난날을 돌아봤다. 예술의전당 제공
'랑데부'의 페어는 고정돼 있다. 박건형은 범도하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원캐스트의 힘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객분들이 다양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조합을 많이 보고 싶어한다. 그런 부분들이 티켓에도 영향을 주다 보니 캐스팅이 그렇게 (다양한 조합으로) 되지만 심사숙고한 원캐스트가 아주 좋은 밀도와 완성도를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랑데부' 출연자인 박성웅 최민호 이수경 범도하 김하리와 한 무대에 오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박건형은 '더 많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배우'를 꿈꾼다. 그는 "장르 구분 없이 연기가 아주 재밌어지는 상태다. 어렸을 때에 비해 느끼는 것도 더 많다"면서 연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렸을 때보다 지금이 더 나은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어리다는 점 빼고는 볼품 었던 것 같다. 잘 늙어가야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소신을 드러냈다. 박건형의 활약은 '랑데부'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랑데부'는 오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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