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 선언 첫날 키워드는 ‘개헌’ ‘약자동행’ ‘광주’로 요약된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개헌을 ‘제1 공약’으로 내걸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며 임기 단축 개헌을 내걸었다. 개헌의 필요성을 느끼는 정치 세력이면 누구나 협력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고 이른바 ‘개헌 빅텐트’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후 국립서울현충원과 대통령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우리나라가 갈등과 혼란을 딛고 앞으로, 오직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한덕수”라고 남겼다.
첫 현장 행선지로는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을 택했다.
한 전 총리가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통해 ‘약자동행’을 약속했던 만큼 이를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쪽방촌 방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동행했다.
한 후보는 오 시장에게 “우리가 공약을 만드는데, 시장님께서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과 같은 대책을 대폭 포함해도 되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물론이다. 제가 대선에 출마는 못 하지만, 준비한 정책은 출마시키겠다”면서 “선점하는 게 임자”라고 화답했다.
한 전 총리는 과거 2023년 146번 버스 배차를 확대했던 일화를 나누며 “서초동 건물에서 청소하는 분들인데 15분만 빨리 떠나는 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해서 오 시장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들어주셨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복지정책의 기본은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해주되, 지원받은 분들이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자기의 선호·선택에 따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한덕수 전 총리가 광주비상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반발에 가로 막히자 “저도 호남 사람”이라며 참배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엔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방문했으나 시민들의 반대 집회로 참배하지는 못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40분께 5·18 민주묘지 앞에 도착해 묘지에 입장하려고 했으나 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 앞에서 한 후보의 참배를 반대하는 집회·시위 인파에 가로막혔다.
한 후보는 “나도 호남 사람입니다”라며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아껴야 합니다. 같이 뭉쳐야 합니다, 여러분”이라고 여러 차례 외쳤다. 약 20분간 대치 상태가 계속되자 한 후보는 결국 묘지로 입장하지 못한 채 입구에서 묵념하고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 후보의 광주 방문은 사회 통합의 의미를 부각하는 동시에, 호남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은 “내란 공범이나 내란 대행이었던 자가 민주주의의 성지인 국립 5·18 묘지를 참배하겠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고 광주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논평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리인을 통해 무소속으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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