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청문회서 SKT 해킹사고 관련 집중질의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즉답 피해
이훈기 의원 "약속하지 않으면 청문회 끝까지 할 것"
[미디어오늘 박서연, 금준경 기자]
▲ 유영상 SKT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국회에선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위약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현안 청문회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틀 동안 SKT의 시가총액이 1조 원 정도 증가했다. SKT가 해킹을 당했는데 왜 국민이 피해를 보고 고통을 당하나”라며 “국민들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유영상 사장님 지금 일어나셔서 국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실 생각 있으십니까”라고 물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국민 여러분께 초기 대응에 있어서 미숙한 점이 많았던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그래서 지금의 상황을 돌려놓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훈기 의원이 “지금 유심이 7000원인데 당근마켓에서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 아세요”라고 묻자 유영상 대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훈기 의원은 “한 장에 15만 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지금 SKT에서 확보한 유심 물량이 100만 개라고 한다. 가입자는 2300만 명인데 언제까지 어떻게 처리하실 건가”라고 물었다. 유영상 대표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 대해 양해 말씀을 부탁드린다”며 “유심보호서비스를 먼저 가입해 두시면 유심 교체에 버금가게 안전을 장담해 드린다”고 했다.
이훈기 의원은 “사장님이 이 자리에서 신뢰 회복을 위해 약속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번호이동 위약금 폐지를 해야 한다. 가입자들이 이동할 수 있게 위약금을 폐지해주셔야 된다”고 했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유영상 대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훈기 의원은 “약속을 안 하면 오늘 청문회 끝까지 해야 된다”고 했다. 이훈기 의원은 “위약금 폐지, 오늘 이 자리에서 약속을 안 하면 주식도 빠질 거다. 소탐대실하지 말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지난 29일 국회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서도 해킹 사태에 따른 번호이동시 위약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번에 사과하실 때 기자들 질의응답 안 받고 먼저 혼자 나가셨다”고 지적하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그때 저희들이 다 준비가 안 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정훈 의원은 “설명을 하셔야지, 거기서 혼자 쏙 빠져나가면 됩니까”라며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유영상 대표는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말했다.
박정훈 의원은 “지금 탈퇴를 하고 싶은데 위약금 때문에 못 하는 국민들은 답답하지 않을까”라며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에게 물었다. 강도현 차관은 “특정 회사에 대한 고려는 없다. 법률적으로 명확히 검토하고, 사고 처리의 문제 그리고 사후조사 결과에 따라서 병행해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강도현 차관에게 “부당행위에 대한 수익 3%를 과징금을 물리는 것에서 지금은 전체 매출액의 3%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제도로 바뀐 것을 알고 계시나”라며 “17조 원이 매출이니까 과징금이 한 5100억 원까지 나올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 잘 검토해서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사실상의 국가비상사태”라며 “국내 1위 기간통신사를 자부하던 SK텔레콤의 무지와 무능, 무책임 3무가 빚어낸 초유의 사태”라고 했다. 이정헌 의원은 “왜 사고는 기업이 쳐 놓고 애꿎은 국민들이 아까운 시간 들여서 발품을 팔고 피해를 봐야 되는 것인가. 정말 제대로 된 반성과 사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정헌 의원은 “SKT 유심보호서비스 가입하고 버튼을 누르면 대기인원이 52만 명 대기시간 145시간이라고 한다”며 “이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이정헌 의원은 “(사고 인지 사흘 후인) 4월22일이 돼서야 SKT는 고객들에게 해당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국민 공지를 빨리 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더군다나 고객들에게 문자 하나 제대로 보내지 않았다. 접근성이 낮은 SKT 뉴스룸을 통해서 소식을 알렸다”라고 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SKT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많은 국민께서 느끼시는 불안과 불편 분노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유심보호 서비스 신청하는 방법도 SKT에서 어제 4시에 전송한 문자 공지 내용을 보면 방법이 정확하게 안 나와 있다. 대충 공지를 하게 되면 2030세대도 알기 힘들다. 나이가 좀 더 많으신 분들은 더 어렵다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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