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진중하게, 기존 마블과 차별화...호불호 갈릴 듯
액션, 드라마, 유머...밸런스 및 완성도 탁월
트라우마 극복 위한 연대, 위로 전해
러닝타임 127분, 12세이상관람가, 쿠키 2개, 4월 30일 개봉
(MHN 장민수 기자)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과거의 아픔을 털어내야 하는 법. 영화 '썬더볼츠*'가 극중 인물들이 그렇듯,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이하 마블)의 새로운 성공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썬더볼츠*'(이하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후 마주한 위기, 세상을 구하기 위해 뭉친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 업자 등 마블의 별난 놈들이 펼치는 팀플레이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옐레나(플로렌스 퓨), 버키(세바스찬 스탠),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 존 워커(와이어트 러셀), 고스트(해나 존-케이먼)까지, 마블 시리즈를 함께 했던 캐릭터들이 새롭게 팀을 이룬다. 그리고 동료이자 위협인 밥/센트리(루이스 풀먼)을 저지하고 그를 구하기 위해 어둠 속으로 뛰어든다.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마블 시리즈 특성상, 당연히 기존 작품을 알아야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극 이해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캐릭터 설명은 첨가됐다. 모르고 봐도 '썬더볼츠' 만의 매력을 느끼는 것에 큰 무리는 없지만, 최소한의 정보는 알고 가는 것이 좋겠다.
'썬더볼츠'만의 매력이라면 기존 마블 작품과는 차별화된 톤앤매너. 그동안의 마블 작품들이 대체로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였던 것에 반해 '썬더볼츠'는 다소 어둡고 무겁다. 인물 각자의 내면에 쌓인 상처를 들춰내고, 트라우마와 맞선다. 물리적으로 강력한 상대와의 싸움보다 스스로와의 싸움에 더 힘이 실렸다.
그 과정에서 연대와 위로를 강조한다. 보잘것없는 삶을 살았어도, 과거가 후회로 가득 차도, 희망이 없어 보여도 누군가의 믿음과 사랑이 있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말한다. 마블 히어로 영화 중 가장 인간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설교나 신파는 없다. 억지로 감동을 짜내지 않는다. 더없이 현실적인 위로여서 감동이 더욱 밀도 있게 다가온다. 또한 마블 특유의 유머를 적절히 배합해 밸런스를 맞췄다. 유머든 감동이든, 과하지 않아 거부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
마블에 기대하는 또 하나는 액션이다. 그런데 '썬더볼츠' 멤버들은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초능력이 부족한 캐릭터들. 이야기 특성상 대규모 전투도 없다. 화려한 시각 효과나 스펙터클한 액션만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비주얼은 인상적이다. 인물 내면의 트라우마를 그린 심연의 미로 연출이 돋보인다. 그 외 상하의 대비를 강조한 건축물, 하강의 구조 연출 등 곳곳에서 완성도 높은 비주얼을 만나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팀 전체의 케미스트리가 아직은 불이 붙지 않았다는 것. 옐레나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다른 멤버들 각자의 사연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옐레나 이외 인물들 사이 관계 역시 아직은 서먹하다. 그러나 첫 만남인 만큼, 향후 팀 케미를 기대해 볼만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이후 선보인 마블 작품들은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흥행 부진은 물론 작품 완성도에서도 호평보다는 혹평이 더 많았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어벤져스의 출발을 예고한 '썬더볼츠'다. 과거 마블 작품들과 톤이 다르기에 호불호는 따를 것으로 보인다. 마블의 최전성기 작품들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최근 개봉한 마블 작품 중에서는 완성도가 가장 뛰어나다. 이 정도면 새로운 시작에 걸맞은 성공적인 출발일 것 같다.
한편 '썬더볼츠'는 30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27분, 12세 이상 관람가. 쿠키영상 2개.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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