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대기업 유치는 이재명 공약
- 몸값↑ 11조… 인수자 찾기 난제
- 산은 지분매각 추진은 긍정요소
- 해진공은 민영화에 신중한 입장
부산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가 유치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해양수도 부산’을 공약하면서 HMM 본사 부산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1당 대선 후보 공약으로 추진 동력을 확보했지만, 선 매각 등 부산 유치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 설치된 스크린에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해운·물류 대기업 본사 유치는 이 대표의 부산 해양수도 공약의 핵심 사항 중 하나다. 이는 부산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요구한 HMM 본사 유치에 화답한 것으로 분석된다. HMM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지만, 본사는 서울 여의도에 있어 부산 이전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현실화까지 난제도 많다. 우선 이전을 위해 매각이 선행돼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 막대한 인수 자금을 감당할 국내 기업이 있느냐다. 공동관리 체제를 유지하는 산업은행(36.0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67%)의 지분이 총 71.69%로, 그 가치는 29일 기준 11조 원이 넘는다. 매각 작업이 진행됐던 2023, 2024년 거래가격이 6조4000억 원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HMM 매각에 대한 산은과 해진공 간 시각차도 해소해야 한다. 산은은 구조조정을 위해 자산 매각에 적극적이지만, 해진공은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수차례 HMM 매각과 본사 부산 이전을 주장했지만,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진공은 HMM이 민영화되면 기관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위기감도 있다는 후문이다.
산은이 한화오션과 함께 HMM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부산으로선 긍정적 요인이다. HMM 민영화 때 인수 기업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5973만8211주 중 일부를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또 HMM 지분 매각을 위한 검토에도 착수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HMM 지분 매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이 한화오션 및 HMM의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것은 자산 건전성 개선을 위해서다.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9%로 국내 은행 중에서 가장 낮다. 이달에도 산은과 해진공은 절반씩 보유한 7200억 원 규모의 HMM 영구 전환사채(CB)에 대한 주식전환권을 행사했다. 이로 인해 산은이 보유한 HMM 주식은 33.73%에서 36.02%로 지분율이 올라갔다. 보유 주식이 늘면서 BIS 자기자본비율은 0.1~0.2%포인트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주식은 위험가중자산으로 간주돼 수치를 낮춘다. 산은은 트럼프발 관세 폭풍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대출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지분 매각을 통해 자산 건전성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후보 공약대로 해양수산부와 관련 기관의 부산 이전이 현실화하면 HMM 본사 부산 이전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HMM 본사 부산 이전에는 여러 변수가 있어 지금 가능 여부를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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