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베레프가 마드리드오픈 3회전 경기 중 '인 아웃' 판정을 두고 항의하고 있다
남자 테니스는 올해부터 공의 인 아웃을 기계가 자동으로 판정하는 전자 판정이 전면 도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를 보면 나름 전자 판정의 정확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7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열린 ATP 1000 마드리드오픈 단식 3회전에서 전자판정의 정확성을 의심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와 알레한드로 다비드비치 포키나(스페인)의 경기에서다.
즈베레프는 5-4로 앞선 2세트 10번째 게임의 첫번째 포인트에서 상대의 깊숙한 샷에 대해 포핸드 슬라이스로 대응했다. 이를 네트로 달려들며 다비드비치 포키나가 백핸드로 응수했는데 이 샷을 두고 즈베레프는 사이드아웃이라고 확신하고 플레이를 멈추었다.
그런데 전자콜이 내린 판정은 "인". 경기장 모니터에 찍힌 리플레이 영상에서도 볼이 사이드라인에 살짝 걸친 것으로 나타나며 포인트는 다비드비치 포키나에게 돌아갔다.
납득이 가지 않은 즈베레프는 "분명히 아웃이다! 나는 잘 보고 있었다!"며 주심에게 항의를 했다. 나아가 주심에게 코트에 남은 공 자국을 육안으로 확인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주심은 "전자시스템이 그렇게 판정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며 즈베레프의 어필을 거부했다.
그러자 즈베레프는 자신의 벤치로 돌아가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공 자국을 촬영했다. 이를 본 주심은 즈베레프에게 '반 스포츠맨 행위'에 따른 경고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가 재개됐다. 결국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그래도 즈베레프가 평정심을 잃지 않으며 2시간 44분만에 2-6, 7-6(3), 7-6(0)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사진> 즈베레프가 SNS에 올린 사진(하단의 네모 표시)을 보면 볼마크가 라인에서 떨어져 보인다
경기 후, 즈베레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촬영한 볼 마크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확실히 아웃으로 보이기 때문에, 즈베레프의 항의가 지나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즈베레프는 "찍은 사진을 여기에 남겨 두고 싶다. 이게 인이라니까. 재미있는 판정이네"라며 비아냥댔다.
스페인 미디어 Punto de Break에 의하면, 즈베레프는 시합 후의 기자 회견에서도 문제의 장면을 언급하며 "볼 자국은 사이드라인에서 '아주 1mm' 정도가 아니라, 4~5cm나 어긋나 있었다. 통상 전자판정은 매우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때는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재차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 주장이 완전히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벌금이 부과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일로 페널티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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