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SKT 가입자 무단 알뜰폰 개통 사례 두고 불안감 증폭
업계에선 휴대폰 무단 개통 범죄는 명의 도용 사례 대부분
"유심 정보만으론 개통할 수 없다"…우연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5일 서울시내 SK텔레콤 매장인 T월드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SK텔레콤은 최근 발생한 가입자 유심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유심 무료 교체를 실시한다. SK텔레콤은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가입자들에게 유심(eSIM 포함) 무료 교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이뤄진다. 교체 대상은 지난 18일 자정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1회 한정)로 일부 워치 및 키즈폰 등은 제외된다. 또 지난 19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가입자에게는 소급 적용이 된다. 가입자가 이미 납부한 유심 교체 비용은 별도로 환급된다.2025.04.2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SK텔레콤의 고객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 이후 부산에서 알뜰폰 무단 개통 및 금전 갈취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SK텔레콤도 경위 파악에 나섰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해킹 사고와 알뜰폰 무단 개통에는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24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알뜰폰이 개통된 뒤 은행 계좌에서 수천만원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봤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수사에 나섰다.
60대 남성 A씨는 지난 22일 자신이 쓰고 있던 SK텔레콤 휴대전화가 갑자기 먹통이 돼 대리점과 수리센터를 찾았다. 이어 A씨는 자신도 모르게 휴대전화 계약이 해지된 뒤 자신의 명의로 KT 알뜰폰이 개통된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날 A씨의 계좌에서는 5차례에 걸쳐 5000만원이 모르는 사람에게 이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기존 이용 통신사가 SK텔레콤으로 확인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정보 유출 사고의 2차 피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통신업계에서는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SK텔레콤 정보 유출 사고와 A씨의 알뜰폰 무단 개통 및 금전 갈취 사건의 연관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A씨 사례와 같은 알뜰폰 무단 개통의 경우 가입자의 '명의' 도용 피해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개통을 위해서는 가입자의 명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SK텔레콤 사고는 해커의 악성코드 공격으로 홈가입자서버(HSS)에 저장된 ▲전화번호 ▲유심 인증키값 ▲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등 유심 정보가 탈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텔레콤 또한 고객의 이름, 생년월일, 금융 정보 등 핵심정보는 빠져나가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보면 SK텔레콤 유심정보 해킹과 알뜰폰 부정 개통을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물론 이번 사고의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SK텔레콤 유심정보를 유출한 해커가 가입자 명의 정보를 가져가지 않았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그렇다 해도 휴대폰 개통 과정에는 본인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지난해부터 휴대폰 개통 시에는 온·오프라인 모두 신분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등) 확인이 필수 절차가 됐기 때문이다.
알뜰폰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개통 시에는 실물 신분증 원본을 스캔하고 전산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온라인 개통 시에는 공공기관 서비스를 이용할 때처럼 네이버·카카오·은행 등 전자서명 인증 사업자를 통해서 본인인증을 거치고, 부정가입 방지 시스템을 통해 가입 희망자의 신분증을 행정안전부·경찰청 데이터베이스 등과 대조하는 작업까지 거치게 된다.
이같은 절차 강화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무단 개통 피해는 줄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이 적발한 대포폰은 총 9만7399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포폰은 명의도용을 통한 휴대폰 무단 개통 사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고객 유심 정보가 유출된 건 분명 심각한 문제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유출 유심 정보만으로는 타사 알뜰폰 무단 개통을 할 수는 없다"며 "사실 명의 도용 무단 개통 사건 등은 과거에도 대리점 직원이 고객 정보를 빼돌리는 형태 등으로 종종 나타난 바 있다. SK텔레콤 이용자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커지면서 두 사건이 연결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상황 파악은 어려운 상태다. 빠르게 사건 발생 시점이나 경위 등을 알아볼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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