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중국 화웨이가 신형 인공지능(AI) 가속기 ‘어센드 910D’ 개발에 착수했다. 현 세대인 어센드 910C 대량 출하와 동시에 차세대 칩셋 개발에 속도를 붙이는 구도다.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 강화로 엔비디아 H20 등 ‘중국 전용 칩셋’ 판매가 차단된 와중 화웨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따른다.
화웨이 어센드 910C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어센드 910D의 기술 타당성 테스트를 위해 중국 테크 기업들과 접촉 중이라고 보도했다. 설계도를 실제 반도체로 구현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단계로, 개발이 초기 수준임을 의미한다. WSJ은 “이르면 5월 말 첫 샘플이 출하되고 실제 성능 평가 후 출시하기까지는 일련의 테스트가 필요하다”면서도 “화웨이는 어센드 910D가 H100보다 더 강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이에 앞서 ‘H100급 성능’을 목표로 한 어센드 910B와 910C 칩셋을 개발했다. 910C는 910B를 2개 이어붙인 칩셋이지만 여전히 H10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는 910C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엔비디아 최신 칩셋인 블랙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평가 중이다. 엔비디아 쿠다(CUDA) 등 개발 생태계가 미흡한 점 또한 걸림돌이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과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엔비디아 칩셋 수급 차질 등에 따라 중국 내수 시장에서는 입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910C는 이달 중 대량 출하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틱톡 개발사 바이트댄스와 중국 내에서 운영되는 국영통신사 등이 주요 판매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엔비디아 H20을 비롯한 미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전용 칩셋에 대한 수출을 제한한 데 따라 중국 기업들의 화웨이 칩셋 구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로이터는 “화웨이가 지난해 말 910C 샘플을 기업들에 배포해 주문받기 시작했고 일부 물량은 이미 공급이 이뤄졌다”며 “연내 910B·C를 80만 개 이상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WSJ은 “중국에 대한 워싱턴의 반도체 제조 장비 접근 차단 등 방해 노력에도 화웨이가 보여주는 꾸준한 기술 발전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탄력성을 상징한다”며 “중국 정부 또한 중국 AI 개발사들에게 자국산 칩 구매를 늘리도록 장려하고 있고, 데이터센터들은 대부분 중국 공급업체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사용 중”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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