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약 시스템 오류에 현장 등록도 혼란
오전 10시 오픈을 앞두고 약 40여명의 고객이 서울 강남구의 한 T월드 매장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조소현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바쁜 일정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는데, 유심 재고가 없다고 하네요."
28일 오전 9시40분 서울 강남구의 한 T월드 매장. 오전 10시 오픈을 앞두고 약 40여명의 고객이 매장 앞에 줄을 서 있었다. 모두 이날부터 시작된 SK텔레콤의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매장 문이 열리자 고객들은 순서대로 입장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예상과 다른 안내가 이어졌다. 매장 직원들은 유심 재고가 도착하지 않아 즉시 교체가 불가능하며, 현장 접수를 통해 예약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번호표 발급기나 별도의 대기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고객들은 매장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유도받았다.
앞서 SK텔레콤은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고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30분에는 '유심 무료 교체 예약 시스템'도 오픈됐지만, 시스템이 당일 아침에야 열려 현장을 찾은 다수 고객은 사전 예약 없이 방문했다.
해당 매장을 찾은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현장 도착 후 예약 시스템이 열린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매장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유도받았다. /조소현 기자
유심 재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예약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현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유심을 받는 대신 매장에서 별도 예약을 진행했다. 해당 매장은 온라인 예약 시스템과 별도로 현장에서 자체 예약을 받고 있었다.
오후에 일부 유심이 도착한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이마저도 수량은 미지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현장에서는 혼란과 불만이 잇따랐다. 프리랜서 이모(28) 씨는 "온라인 예약을 시도했지만 시스템이 불안정해 오류가 많았다"며 "대기 인원이 줄지 않거나, 중간에 대기 순번이 초기화되는 오류가 몇 차례 발생했다. 현장 등록이 더 낫겠다고 판단해, 현장에서 추가로 예약 등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가 중구난방인 것 같다"며 "대리점 직원분들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대리점의 문제가 아니라 본사 차원의 대응 문제로 보인다. 본사에서 몇 시까지 유심을 발송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A 씨도 "오프라인 매장에 오면 바로 교체해 준다고 해서 왔는데, 예약만 받고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예약도 기계마다 따로 해야 하는 건지, 한 번만 하면 되는 건지 매장 직원들도 정확히 모르고 있어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줄을 섰던 일부 고객은 유심 재고 소진 소식에 실망한 채 매장을 떠났다. 일부 고객은 예약 절차마저 진행하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일부 고객은 SK텔레콤 서비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씨는 "약정이 6개월 정도 남아 있어 당장은 (통신사를) 이동하지 못하지만, 이번 보안 사고 대응을 보고 통신사 변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B 씨도 "향후 대응을 지켜보겠지만, 지금까지의 대응 방식으로는 통신사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문제 발생 후에도 이용자들에게 직접 안내하지 않았고, 어디로 신고해야 할지조차 안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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