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실용 노선 앞세워 중도 확장 주력
수사·기소 분리 ‘검찰 개혁’ 완성 의지
기획재정부·국방부 개혁도 만지작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최종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며 ‘경제 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동안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들이 주로 분배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이 후보의 정책 철학은 이번 민주당 대선 공약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이 후보는 2022년 20대 대선 당시 기본소득 등 분배 정책에 방점을 찍었던 데 비해, 3년여 만의 재도전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과 실용주의 노선을 부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실용주의 노선은 ‘먹사니즘’, ‘잘사니즘’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된다. 잘사니즘은 먹사니즘(먹고 사는 민생 문제를 최우선시하는 정책 기조)을 토대로 더욱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가치 지향적 비전이라고 이 후보는 밝혔다.
이 후보는 출마 선언 뒤 첫 공식 일정으로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지난 14일 방문하고, 같은 날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공약으로 제시해 성장·실용주의 노선을 뚜렷이 드러냈다.
부동산 분야에서도 이 후보는 우클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수도권 4기 신도시 조성과 서울 노후 도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 부동산 공급 확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는 과거 부동산 시장에 대해 ‘가급적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과 대비된다.
또한 이 후보는 상법 개정과 주가조작 엄단 등을 강조하며 “회복과 성장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가 저평가)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다만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반발이 예상돼 향후 공약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경선 기간 발표한 방산, 기후·에너지, 문화 분야 공약과 전국 권역별 공약에서도 성장에 방점을 두었다. 세제 정책에서도 감세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연·김경수 후보 등이 증세 필요성을 언급했을 때도 이 후보는 철저히 거리를 두었고, 상속세와 근로소득세 완화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종합부동산세 완화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이 후보는 당 대표 시절부터 외연 확장을 위해 우클릭 행보를 지속해왔고, 최근에는 정치적 이념 언급을 의도적으로 삼가고 있다. 그는 올해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처음 ‘잘사니즘’을 제시하며 “경제를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인가. 진보 정책이든 보수 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후보는 자신과 당 정체성을 “중도·보수”라고 규정하며, 중도층과 보수 진영 일부를 포섭하는 전략을 강화했다.
다만 권력기관 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대담과 토론회에서 “검찰이 기소하기 위해 수사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아예 새로 만든다”고 비판하며,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수사기관 상호 견제를 강조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강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이 후보가 기획재정부, 국방부 등의 부처 개편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과거 대선 때 기재부 예산 기능 분리 필요성을 주장했던 만큼, 이번에도 관련 공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 관련해서는 당내에서 국방부 장관 문민화, 방첩사령부 축소 등이 논의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은 당분간 용산을 사용하고 장기적으로 청와대를 거쳐 세종으로 이전하는 로드맵이 제시된 바 있다. 다만 세종 이전은 행정수도 이전 등 개헌 문제와 맞물려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 후보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에 대해 “권력 구조는 국민이 원하는 대로 4년 중임제로 하되 국무총리 추천제 등을 통해 견제·균형이 잘 이뤄지는 새로운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개헌 추진은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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