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왕 같은 권력 가지면 국민 불안해져”
“개헌後 세종 수도 이전…李 입장 불분명”
한덕수 차출론에 “외부인 바람직 않다”
가까워진 ‘앙숙’ 이준석엔 빅텐트 손길
대권에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무엇보다 저는 후보 중 유일하게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해본 사람입니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몇 달이 걸릴 겁니다. 저는 당선된 바로 다음 날부터 일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입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6·3 대선 본선 경쟁력을 자신했다. 이번이 네 번째 대권 도전인 안 후보는 경선 레이스 내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당 후보들의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하는 선명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는 이날도 “우리 당이 이기기를 가장 바라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나름대로 결단하리라고 본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에 대해서는 “정치인으로서 신뢰하지 못할 사람”이라며 “5년 후 대한민국을 ‘자기가 만들고 싶은 나라’로 만들 것인데, 어떤 나라가 될지는 본인만 알 것”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특히 개헌을 통한 ‘세종시 수도 이전’ 의지를 밝히면서 “그 부분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안 후보와 일문일답.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비상계엄 이후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 통합, 그리고 단지 대통령을 바꾸는 것을 넘어 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시대 교체가 시대정신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3대 강국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삼아야 겨우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 대통령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 우선 개헌과 미래 먹거리 창출이다. AI, 반도체,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K-서비스 등 5대 미래 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세 차례의 대통령 탄핵 시도와 다섯 번의 구속 시도가 말해주듯, 제왕적 대통령제를 기반으로 한 87년 헌법은 이미 수명을 다했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반드시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1강 구도가 계속되고 있는데.
▶제 지역구가 대장동이고 백현동이다. 매일 같이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는 기본적으로 정치인으로서 신뢰하지 못할 사람이다. 제일 가까운 예가 불체포특권이다. 불체포특권을 도입하자고 국회에서 연설을 했는데, 얼마 안 있어서 불체포해 달라고 오히려 얘기를 했다.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사람이다. 두 번째로는 형수에 대한 욕설, 형님에 대한 것들은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왕 같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되면 그걸 참겠나. 국민이 너무나 불안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로 압도적인 국회 의석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 권력까지 갖게 되면 거부권도 행사할 수 없다. 5년 후 대한민국을 자기가 만들고 싶은 나라로 만들 것인데, 어떤 나라가 될지는 본인만 알 것이다. 저는 그게 굉장히 두렵다.
대권에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보다 왜 안철수여야 하는가.
▶객관적으로 봐도 우선 도덕성에서 이재명 후보와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난다. 저는 지금부터 아무리 노력해도 전과 4범, 재판 5개를 받을 자신이 없다. 두 번째로 저는 굉장히 많은 직업을 경험했다. 의사였고, IT 과학자였고, 창업을 했고, 경영을 했고, 교수를 했다. AI 산업을 발전시키고, 의사들과 소통해서 의정갈등을 빨리 해소할 수 있다. 정치도 살아있는 정치인 중에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후 유일하게 38석짜리 정당을 창당했다. 또 저는 말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목숨을 걸고 대구에 가서 코로나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저는 후보 중 유일하게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해본 사람이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된다면 몇 달이 걸릴 것이다. 저는 당선된 바로 다음 날부터 일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안 후보는 대통령 당선 시 개헌을 통해 세종시로 수도를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 헌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 문제다. 안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임기 안에 건립하겠다”면서 개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세종 이전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개헌을 해서 세종시로 수도 이전을 할 것이다. 어떤 나라가 발전할 때를 보면 행정을 하는 곳이 집중돼 있고, 경제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곳이 여러 군데 흩어져 있다. 우리나라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행정수도를 옮기고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 여러 곳에 경제중심지역이 골고루 발달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을 보면 워싱턴 D.C.는 행정의 중심지고, 경제 중심지는 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뉴욕 같은 곳이다. 현재로선 관행법상 수도를 못 옮기게 돼 있어서 개헌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
지난 2022년 5월3일 안철수 당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인수위사진기자단]
-대통령이 된다면 192석 야권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
▶미국 오바마 정부 2기 후반기 때 상·하원이 다 공화당이었다. 그때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국민 민생 법안을 만들고, 백악관에 야당 의원들을 초청해서 한 사람씩 설득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표결에서) 찬성을 하면서 오히려 임기 말을 굉장히 명예롭게 퇴임할 수 있었다.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직접 들어가 제대로 대화하겠다. 우선 대화를 해야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고, 서로 소통하면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결선을 앞두고 있다.
▶사실 걱정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명이 있는데, 현재 탄핵에 대한 국민 찬성률이 60%가 넘는다. 그렇다면 반탄 후보는 (본선에서) 안 된다. 김문수·홍준표 후보는 될 수가 없다. 이재명 후보와 1대 1로 붙으면 진다. 그건 이미 다 증명이 돼 있다. 그리고 한동훈 후보도 안 된다. 우리나라가 87년 체제 이후로 계속 다른 타입의 대통령을 뽑아왔다.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검사로 3년 만에 실패했는데, 다시 검사 대통령 후보를, 그것도 정치 경험이 부족한 사람을 뽑겠습니까. 저는 그분이 (당선이) 될 확률은 ‘제로(0)’라고 본다. 그렇게 보면 저 밖에 남지 않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과하자고 했다.
▶제일 중요한 게 대선에 나가는 후보들이. 후보 네 사람이 여기에 대해서는, 어쨌든 우리 당의 1호 당원인 대통령이 탄핵당했으니까 먼저 사과하고 행보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근데 아직 나머지 (탄핵 반대) 후보들이 전혀 사과를 하지 않고 있어서 굉장히 안타깝다.
-이번 대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당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돼야 하나.
▶일단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 중요하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이재명 대 윤석열’로 치르려고 한다. 그러면 백전백패다. 우리 당이 이기기를 가장 바라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일 것이다. 저는 그 분이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 나름대로 결단하리라고 본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경선 변수가 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덕수 대행은 출마 명분이 없다. 지금 트럼프 2기 체제에서 관세 협상이 국가적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통상 전문가인 한 대행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나라를 생각한다면 미국과의 관세 협상, 그리고 선거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출마하더라도 경쟁력이 높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당이 인기가 없다고 외부에서 계속 사람을 데려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을 혁신하고 재건하는 것이 우선이다.
-‘앙숙’으로 불렸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빅텐트 대상이다. 함께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당연하다. 반명(반이재명) 빅텐트는 이재명 후보에 반대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준석 후보는 우리 당의 대표를 역임한 분인 만큼, 함께하는 것이 당연하다. 아울러 두 사람 모두 공학도 출신으로서, 과학기술 패권 경쟁과 대한민국 생존 전략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크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관련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연합]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