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유심 무료교체 선언… 물량부족 잇따라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5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설명회를 열고 사과 및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SK텔레콤 이용자 유심(USIM)을 무료교체하겠다고 밝힌 발표 다음 날 오전부터 곳곳에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잇따랐다. SK텔레콤은 당초 사고 관련 문자를 이용자에게 보내지 않다가 뒤늦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5일 긴급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분들을 대상으로 원하실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해드리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오는 28일부터 무료 교체를 시작하며 이전에 교체한 이용자들은 소급해 무료 교체를 해준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발표 다음날 곳곳에선 유심 재고 부족 사태가 잇따랐다. 26일 오전 서울에 위치한 SK텔레콤 대리점 곳곳엔 '재고 부족' 팻말을 붙였다. 한 대리점은 '유심재고 모두 소진', '유심입고 미예정입니다'라고 공지했고 다른 대리점에선 '유심 재고가 모두 소진되었습니다'라고 공지했다. 일부 대리점에선 긴 줄을 늘어선 이용자가 많았다. 대리점마다 사전 예약자들도 많았다. 인터넷에선 재고가 부족해 유심을 교체하지 못해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만 해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자 반발이 커지자 유심 교체를 추가 대책으로 내놓았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공지에서 “시행 초기 고객 쏠림으로 당일 교체가 어려울 경우, 방문한 매장에서 예약 신청을 하면 추후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이용자들은 다급함을 느끼는 상황이다.
▲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텔레콤은 늑장 대응을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SK텔레콤이 유심 관련 정보 유출 정황을 인지한 후 24시간 내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T월드'에 공지하고 보도자료를 냈으나 정작 이용자 단체 문자는 23일부터 보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선 '광고문자는 보내면서 정작 중요한 문자는 보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해킹 사태 관련 문자를 받지 못한 가입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데 늦어지는 이유'를 묻자 “고객 안내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아직 피해규모나 유출정보, 피해자 등이 특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법적 의무를 떠나 고객들에게 한꺼번에 문자로 통보했을 때 본인이 피해자라고 오해를 하실 수도 다”며 “이틀전부터 1일 500만 건씩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등 대책 사항을 문자를 통해 순차적으로 고지 중”이라고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악성코드로 인해 가입자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번 사고는 SK텔레콤 서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출된 정보는 이동가입자 식별번호, 단말기 고유식별번호, 유심키인증정보 등이다. 민감한 개인정보는 유출되지 않았지만 유심을 복제해 복제폰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심은 휴대폰에 삽입돼 이용자 가입 정보, 인증정보 등을 저장하는 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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