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도 이천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 업사이클링 부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의류. 김광우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만원 넘는 상품이 거의 없어요”
정가 30만원이 넘는 고급 브랜드 상의가 5000원. 한 번도 신지 않은 유명 브랜드 신발이 1만원. 그나마 비싼 상품은 ‘명품 중의 명품’이라고 불리는 ‘H’사 넥타이다. 하지만 가격은 단돈 2만원.
각종 브랜드 의류에 신발과 가방, 전자기기에 유아용 도서까지. 언뜻 봐도 새 상품으로 보이는 물품들이 가득하지만, 어울리지 않는 저렴한 가격표가 붙어 있다.
가짜 상품도, 떨이 상품도 아니다. 판매 수익금이 전부 지역 사회를 위해 쓰인다는 소식을 듣고,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의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소장품을 팔고 있는 것.
24일 경기도 이천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에서 열린 파머스 마켓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시몬스 제공]
시몬스는 지난 23일 경기도 이천의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에서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을 개최했다. 이는 시몬스 ‘소셜라이징(Socializing)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은 물론 이천 농가의 판로 개척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다.
24일 찾은 파머스 마켓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구경거리를 찾아온 이천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특히 시몬스 임직원들이 기부한 소장품을 판매하는 업사이클링(재사용) 부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람들은 물건들의 가격표를 확인하며, 연신 놀라는 표정을 짓곤 했다.
24일 경기도 이천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 업사이클링 부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발. 김광우 기자.
이천시에 거주하는 30대 프리랜서 이다정 씨는 “거의 새 상품 같은데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꽤 오래 구경했다”며 “평범한 중고 시장과 비교해서도 가격이 싸고, 좋은 제품이 많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금을 기부한다고 해서 하나 구매할지 고민 중”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업사이클링 부스에서 모인 판매 수익금은 전역 지역사회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실제 시몬스는 지난해 9월에도 해당 부스를 열고 수익금 1000만원을 지역 청년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시몬스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마련된 만큼, 시몬스 임직원들 또한 괜찮은 상품들을 많이 내놨다”며 “꽤나 비싼 상품들을 기부한 경우도 있어, 좋은 상품을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 경기도 이천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에서 열린 파머스 마켓 부스. 김광우 기자.
이번 축제의 메인 부스 격인 ‘지역 농가’ 참여 코너 또한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는 ▷오건농장(토마토) ▷온방(수제요거트·치즈) ▷라우딸기(딸기·딸기잼) ▷버섯엔(표고버섯) ▷이천쌀강정(쌀강정·뻥튀기) ▷이천시4-H연합회(다육식물·쌀·유러피안샐러드·참기름·들기름) 등 6곳의 지역 농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시몬스 측에서 직접 지역 농가를 다니며 섭외한 업체들이다. 시몬스는 농가들이 준비한 판매 물품 상당 부분을 선구매해, 일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상품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배부하기도 했다. 참여에 따른 매출을 보장하면서도, 대면 소비자 홍보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24일 경기도 이천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에서 열린 파머스 마켓에 참여한 지역 농가 ‘오건농장’의 토마토 가공품.[시몬스 제공]
실제 만족도도 높다. 직접 재배한 토마토로 만든 상품을 내놓은 김종옥 오건농장 대표는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고 홍보할 기회가 주어져, 매년 참여하고 있다”며 “이 기간에는 매출도 적지 않게 오르는 등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농가 팝업 외에도 방문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부스들이 마련됐다. 식품기업 농심은 ‘신라면 툼바’ 제품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마련해, 인기를 끌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클로스도 이번 파머스 마켓에 참여했다.
24일 경기도 이천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 야외 공간에서 한국국제예술학교 학생들이 클래식 음악 공연을 펼치고 있다.[시몬스 제공]
아울러 시몬스 테라스의 카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축제를 맞아 팥빙수와 신규 음료 등을 출시했다. 방문객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했다. 특히 야외 공간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 등 이벤트가 준비됐다.
이날 오후에는 이천시에 위치한 한국국제예술학교의 학생들이 클래식 음악 공연을 열었다. 지나가던 방문객들 또한 학생들의 연주에 발길을 멈추고, 박수갈채를 보냈다. 또 다른 야외 공간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펫토피아(PET-TOPIA)’ 행사가 열려, 반려동물을 동반한 방문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24일 경기도 이천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 야외 공간에서 열린 펫토피아(PET-TOPIA)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시몬스 제공]
이 밖에도 침대의 역사를 다룬 브랜드 뮤지엄 ‘헤리티지 앨리’와 기술 체험 공간 ‘매트리스 랩’, 시몬스 제품을 만날 수 있는 ‘테라스 스토어’, N32 플래그십 스토어, 식료품 편집숍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시몬스 관계자는 “시몬스 테라스 오픈 이후 ESG 경영의 일환으로 시작한 파머스 마켓은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해, 매년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며 “올해 파머스 마켓 역시 신선한 지역 농·특산물은 물론 다채로운 공연까지 준비돼 있어 황금연휴 봄나들이를 계획 중인 많은 분께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머스 마켓이 열린 시몬스 테라스는 2018년 시작해, 지금까지 누적 방문객 145만명을 모았다. 매년 연말 시즌에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 및 일루미네이션’ 문화 나눔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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