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성 앞세운 경쟁사 선전에
GPT-2 후 6년만에 전략 수정
상업·비사용적 사용제한 없는
관대한 라이선스 부여 검토
o3·o4-미니 높은 환각 논란에
새 모델 테스트 결과도 공개
그동안 폐쇄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고집했던 오픈AI가 올여름 추론 중심의 새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메타, 딥시크, 구글 등 주요 경쟁사들이 앞다퉈 출시한 오픈소스 모델들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자 비공개 원칙을 견지하던 오픈AI가 공개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에이든 클라크 오픈AI 리서치 부사장의 주도하에 오픈AI가 새로운 추론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이어 "오픈AI는 새로운 모델을 이르면 올여름 출시할 계획으로, (새로운 모델은) 기존 o-시리즈 모델과 유사한 '추론' 중심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픈AI는 이번 모델에 대해 상업·비상업적 사용 제한이 거의 없는 매우 관대한 라이선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메타의 라마(Llama)나 구글의 젬마(Gemma)가 오픈소스로 공개됐음에도 복잡한 라이선스 조건이나 상업적 제한을 걸어 "제대로 된 오픈소스가 아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오픈AI에 따르면 새로운 모델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텍스트를 출력하는' 형식의 전통적 구조로 고급 GPU 등 고성능 소비자용 하드웨어에서도 실행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또한 앤스로픽 등의 최신 추론 모델처럼 사용자가 추론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는 옵션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후 비영리를 추구했던 오픈AI는 초기만 해도 자사 모델을 공개해왔다. 2019년 오픈AI는 당시 GPT-2에 대해 최대 1억5000만~15억 파라미터(매개변수)까지 모델 가중치를 공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연구자나 기업, 일반개발자 모두 직접 해당 모델을 내려받아 수정, 파인튜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0년 GPT-3를 출시하면서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일각에선 2019년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투자를 받은 후 사실상 경영방침을 비영리에서 영리로 전환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오픈AI는 GPT-3 이후부터 MS와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모델을 API 형태로만 제공한다고 밝혔다.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영리화하며 오픈소스를 지양했던 오픈AI에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메타, 구글, 딥시크 등 경쟁사들이 고성능 오픈소스 모델을 앞세워 시장에서 무섭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픈소스'를 버린 게 잘못된 것 아니냐는 오픈AI 내부의 자성으로 이어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 1월 레딧과의 Q&A에서 "오픈소스 전략에 대해 다른 접근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모든 오픈AI 구성원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나은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비공개 원칙은 잘못된 결정이었고, 오픈소스로 돌아가겠다는 자성의 발언이었다.
또한 올트먼은 출시에 앞서 모델을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테크크런치는 오픈AI가 내·외부 테스트 결과를 담은 모델 카드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공개한 o3, o4-미니 모델의 환각률이 직전 추론형 모델뿐 아니라 비추론형보다도 최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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