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연구팀, AI 이미지 인식 기술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간의 뇌를 닮은 더 영리한 인공지능 기술이 등장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송경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뇌의 시각피질이 시각 정보를 선별해 처리하는 방식을 응용해 인공지능(AI)의 이미지 인식 능력을 높이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인간의 시각 시스템은 뛰어난 인식 능력을 갖고 있다. 한눈에 사물을 인식하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중요한 정보를 빠르게 선별할 수 있다. 기존 AI 모델은 여전히 한계를 보인다.
실제 뇌의 시각 피질에서는 뉴런들이 중심을 기준으로 넓고 부드럽게 연결돼 있다. 이 연결 강도는 거리마다 점진적으로 달라지는 특성을 보인다(a, b). 반면, 기존의 합성곱 신경망(CNN)에서는 뉴런이 정해진 사각형 범위(예: 3×3, 5×5 등)만을 고정적으로 바라보며 정보를 처리한다(c, d). [사진=IBS]
전통적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은 비교적 적은 연산으로도 잘 작동하는데 작은 정사각형 필터로 이미지를 쪼개 분석하는 구조라 넓은 맥락을 파악하거나 떨어진 정보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인간 뇌의 시각 피질이 시각 정보를 선택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인간의 시각 피질은 모든 정보를 똑같이 처리하지 않고 눈에 띄는 특징이나 중요한 부분에만 집중해 선택적으로 반응한다.
이 과정에서 뉴런들은 넓은 범위를 부드럽게 감지하며 꼭 필요한 정보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식을 적용해 CNN 모델의 성능을 크게 높이는 ‘Lp-컨볼루션’ 기술을 제안했다.
Lp-컨볼루션은 AI가 이미지를 분석할 때 사람처럼 핵심 정보를 우선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각 이미지에 대해 자동으로 생성되는 ‘마스크(Mask, 가중치 지도 형태의 필터)’는 시각 피질의 뉴런처럼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고 덜 중요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마스크는 학습 과정에서 스스로 형태를 조정하며 다양한 환경에서도 일관되게 중요한 특징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제1저자인 권재 IBS 박사후연구원(독일 막스플랑크 보안과 정보보호 연구소)은 “사람이 복잡한 장면에서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듯 Lp-컨볼루션은 뇌의 정보 처리 방식에서 착안해 AI가 연산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창준 IBS 단장은 “Lp-컨볼루션은 AI 성능 향상을 넘어서 뇌가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모방하고 이해하는 데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며 “AI와 뇌과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융합 모델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Brain-Inspired Lp-Convolution Benefits Large Kernels and Aligns Better with Visual Cortex)는 AI 학회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Learning Representations(ICLR)’에 채택돼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ICLR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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