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조719억원, 전년비 11% 급증
극장시장은 1조2603억원, 5.5% ↓
넷플릭스로 촉발된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시장이 파죽지세로 성장하면서 결국 영화관 시장을 추월했다.
OTT에 밀려 관객의 발길이 뚝 끊긴 영화관은 적자를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면서 폐업하는 곳이 잇따른다. 주요 영화관은 희망퇴직까지 단행하고 사실상 영화관 시장이 존폐에 기로에 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극장 시장 규모는 1조2603억원으로 전년대비 5.5% 감소한 반면, OTT 시장 규모는 2조719억원으로 11% 급증했다. OTT 시장이 ‘영화 콘텐츠’ 본업인 영화관 시장 규모를 이미 1조원 가까이 넘어섰다.
무엇보다 영화 등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이 영화관에서 OTT로 완전히 달라지면서 영화관 관객 수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지난 3월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극장 전체 관객 수는 643만7886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1000만 관객’ 영화도 옛말이 됐다. 관객 3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1분기 개봉작은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301만1538명)’이 유일하다.
가격면에서도 OTT로 쏠리는 소비행태는 이미 일찌감치 예견됐다. 영화 한편의 티켓 가격이 OTT 월 구독료와 맞먹으면서 “영화를 볼 바에야, OTT를 한 달 더 구독하겠다”는 소비자들이 적지않다. 코로나 이전 8000원에서 1만원 수준이던 티켓 가격이 1만 5000원까지 올랐다. 영화표 및 간식 비용등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3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급기야 개봉 ‘무대’를 애초에 극장 대신 넷플릭스로 선택하거나, 극장 개봉 직후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는 영화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화관 사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폐업, 희망퇴직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CJ CGV는 서울 송파점, 인천 연수역점, 창원점, 광주터미널 지점을 잇달아 문을 닫는다. CJ CGV는 올 초 희망퇴직까지 단행, 근속 7년 이상의 대리급 직원 등 80여 명이 퇴사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다른 영화관도 상황은 비슷하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가도 급락하고 있지만, 회복 전망도 밝지 않다. 한때 14만원대까지 갔던 CJ CGV의 주가는 4000원대까지 대폭락했다. KB증권은 CJ CGV의 목표 주가를 기존 6100원에서 5000원으로,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KB증권은 CJ CGV의 국내 1분기 관람객 수가 208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줄면서 매출 역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관람객 부진으로 별도 영업이익 -345억원이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박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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