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주자 인터뷰] 김경수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2025년 4월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한흥빌딩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장련성 기자
김경수(58)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이 끝나면 국민의힘 내부가 정리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개헌 논의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 주말 첫 지역(충청권·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결과”라며 “대선 이후엔 또 새로운 민주당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 체제’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뿌리는 진보”라며 “민주당이 중도와 보수를 아울러야 하지만 뿌리를 잃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하지 않고 “모두가 이기는 경선, 압도적 정권 교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영남권 경선에서 2위를 했지만 득표율은 5%에 그쳤다.
“경선 캠프 식구들에게 이번 경선은 순위 경쟁이 아니라 비전 경쟁이라고 말했다. 득표율은 우리가 노력하고 애쓴 결과로 받아들인다.”
−이재명 후보의 독주로 인해 재미없는 경선이란 말이 나오는데.
“경선의 재미를 찾기에는 국정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내란 종식을 위해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야 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당원들이) 필요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 후보가 지난주 순회 경선에서 거둔 득표율 89.6%는 충격이란 반응이 많다.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것이다. 기존의 정치 논리나 방식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정치를 망가뜨려 놓았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지난 3년 동안 정말 힘들고 어렵게 여기까지 왔다. 그런 힘이 응축돼 있는 거라 봐야 하고, 이번 대선을 통해 풀어져 나갈 거라고 본다. 국정이 정상화되면 함께 또 새로운 민주당으로 바뀌어 나갈 거라고 본다.”
−경선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결과가 뻔히 예상되는 경선인데 왜 나가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계엄과 내란이 얼마나 큰 해악을 끼쳤나.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한 세력들이 연대해 대선을 치르고 국정 운영을 함께해 나가야 갈등이 치유된다. 바보 같아 보이고 손해인 것 같아도 역할이 있으면 하는 게 맞다는 생각으로 나왔다.”
−왜 김경수가 후보가 돼야 하나.
“과거에 아이들한테 ‘출마를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아빠같이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도 할 수 있는 게 정치라는 걸 보여주면 좋겠다’고 하더라. 유약하다는 의미와는 다른 착한 정치를 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재명 후보는 “지금의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하는데.
“대한민국에 필요한 정책과 비전이 뭔지 얘기하다 보면 중도, 보수, 진보를 넘나드는 정책 공약은 불가피하고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다.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했던 진보적 가치를 뿌리에 두고 중도와 보수,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국민 정당으로 가야 한다.”
−개헌을 주장했는데.
“대통령이 파면됐으면 국민의힘은 사과하고 헌법 파괴 세력과 갈라섰어야 한다. 개헌은 헌법을 새롭게 바꾸는 건데 헌법 파괴 세력과 동거하는 정당과 어떻게 헌법 개정을 논의하겠나. 대선이 끝나면 국민의힘 내부가 정리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개헌 논의의 장이 열릴 거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야당과 소통은 어떻게 할 건가.
“야당 스스로 생존을 위해 변할 거라고 본다. 보수 혁신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중요하고 국민의 요구이기도 하다.”
−탄핵 반대 여론도 30%를 넘었는데.
“탄핵 반대로 표현은 됐지만 그 안에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다. 정치적 갈등이 심각하다는 양상으로 봐야지 단순하게 탄핵 찬반으로 갈라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노무현·문재인의 측근’이란 평가가 부담되지 않나.
“김경수 정치의 뿌리는 노무현이다. 노무현·문재인 두 거인의 어깨 위에서 국정을 경험한 건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시대가 변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꿈을 지금에 맞게 풀어나가는 게 김경수의 정치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사법부 판단은 당연히 존중한다. 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온전히 책임져 왔다. 저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은 국민께 여러 차례 송구하다는 점을 밝혀 왔고 지금도 그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다 나은 정치 활동으로 보답해 가겠다.”
−메가시티를 공약했는데.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위해선 수도권이 블랙홀처럼 인구를 빨아들이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부동산 문제 해법도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메가시티를 조성하는 것이다.”
☞김경수
경남 고성 출신으로 진주 동명고와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했고,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에도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비서관을 계속했다.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수행 대변인을 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됐고, 2018년 지방선거 때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하지만 ‘드루킹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2021년 지사직을 잃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특별사면·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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