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최근 'INB100 이적' 첸·백현·시우민 없이 데뷔 13주년 라이브 진행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 백현 발언 속 엑소는 세훈 전역 후 팬미팅 예고
지난해 한 차례 무산된 엑소 앨범, 올해 성사 여부에 '주목'
최근 데뷔 13주년 기념 라이브를 진행한 엑소 찬열 디오 카이 수호(위쪽)와 라이브에 불참한 첸 백현 시우민. SM엔터테인먼트, INB100 제공
그룹 엑소(EXO)의 완전체 컴백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올해 데뷔 13주년과 멤버들의 잇따른 군백기 종료를 맞아 엑소의 완전체 활동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이들 앞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모양새다.
2012년 4월 데뷔한 엑소는 올해로 데뷔 13주년을 맞았다. 데뷔 이후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며 K팝 2세대 보이그룹 대표 주자로 맹활약 해 온 엑소는 지난 13년간 몇 차례의 멤버 변동을 겪은 뒤 수호 시우민 백현 첸 찬열 디오 카이 세훈 체제로 활동을 이어왔다. 데뷔 이후 오랜 시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몸을 담아왔던 엑소는 지난 2023년 디오가 계약 만료 후 컴퍼니수수로 이적하면서 처음으로 멤버 전원이 같은 소속사가 아닌 '따로 또 같이' 행보를 걷게 됐다.
디오가 소속사를 이적했지만, 단체 활동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SM에서 진행하기로 한 만큼 엑소의 활동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이들의 완전체 활동이 예기치 않은 국면을 맞게 된 것은 같은 해 시우민 백현 첸(이하 첸백시)이 돌연 SM과 전속계약 분쟁에 나서면서였다. 당시 첸백시는 불투명한 정산 과정과 부당한 장기 계약을 주장하며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충격을 안겼다. SM 측은 첸백시의 템퍼링(계약기간 만료 전 다른 소속사와 사전 접촉하는 행위)를 주장하며 맞섰으나, 이후 첸백시가 SM과의 아티스트 계약을 인정하고 엑소로서의 활동은 SM과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갈등은 극적으로 봉합됐다.
하지만 이들의 갈등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백현이 설립하고 첸백시가 소속돼 있던 소속사 아이앤비100이 원헌드레드의 자회사로 편입된 뒤 재차 첸백시의 템퍼링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에 대해 원헌드레드 측은 즉각 반박하며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고, 이후 원헌드레드 차가원 회장을 필두로 첸백시가 SM의 개별 활동 매출 로열티와 관련한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재점화됐다.
SM과 첸백시의 첨예한 입장 대립 속 결국 이들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첸백시 측은 SM 탁영준 대표와 이성수 CAO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SM은 첸백시를 상대로 계약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까지도 해당 법정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과정에서 직격탄을 맞은 것은 엑소였다. 당초 지난해 겨울 발매를 목표로 완전체 앨범을 준비 중이었던 엑소는 첸백시와 SM의 갈등 속 결국 앨범을 발매하지 못 했다. 당시 엑소 완전체 컴백 무산에 대한 책임론 속 비판 여론이 일자 첸백시 측은 완전체 활동 지속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으나, 완전체 앨범 발매는 끝내 무산됐다.
해당 사태 이후에도 첸백시는 아이앤비100에서, 엑소 멤버들은 SM에서 각각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들 간의 깊은 갈등이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첸백시의 모회사 원헌드레드 측이 돌연 "KBS가 비공식적으로 '뮤직뱅크' 등 SM 소속 가수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시우민이 동시 출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라며 외압으로 인한 음악 방송 출연 불발을 주장해 또 한 차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KBS 측이 "사실무근"이라며 "시우민의 음악 방송 출연 협의 과정에서 논의의 방향이나 기대에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라고 해명하면서 해당 사태는 어느 정도 수습됐지만, 이는 해묵은 SM과 첸백시 측의 갈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일례였다.
속 시원하게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 엑소는 지난 8일 데뷔 13주년을 맞았다. 당시 엑소는 군 복무 중인 세훈을 제외하고 수호 카이 디오 찬열이 참석한 가운데 13주년 기념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하지만 이 자리에도 첸백시는 함께하지 않으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문제는 여기서도 양측의 이견이 포착됐다는 점이었다. 백현은 해당 라이브를 일주일 앞둔 지난 1일 엑소의 라이브 공지가 뜬 뒤 자신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나도 라이브 하고 싶은데. 미리 알았으면 좋았겠다. 아쉽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백현의 발언이 이번 라이브에 첸백시가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SM의 미공지'라는 의미로 풀이되면서 팬들의 의견도 분분했다. 일각에서는 SM의 미공지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을 토로하는 한편, 또 다른 팬들은 또 다른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백현의 발언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발언의 배경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결국 첸백시가 불참한 상태로 13주년 라이브 방송이 진행되면서 팬들에게는 '반쪽짜리 완전체'라는 아쉬움을 남기는 결과를 남겼다.
이 가운데 당시 라이브 방송에서 수호는 "세훈이 돌아오면 팬미팅을 할 것"이라는 계획을 깜짝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서 올해 초 개최된 'SMTOWN LIVE 2025' 당시에도 수호는 "(당시 소집해제 예정이던) 카이도 곧 나올 거고, 세훈이도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얼른 모여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벌써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라고 예고했던 바, 팀 내 마지막으로 군백기를 마치고 돌아올 세훈의 합류와 함께 진행될 엑소 활동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한층 높아졌다.
다만, 이들이 예고한 엑소 활동이 '완전체'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크게는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는 법적 다툼부터, 작게는 의견 차이로 인해 불거졌던 갈등의 골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까지 넘어야 할 산이 쌓여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양측이 갈등의 원인에 대한 책임과 시비를 정확히 가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결국 오랜 시간 엑소 완전체 활동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계속되는 갈등 속 팬들의 기다림과 피로는 길어지고 있다. 부디 올해는 엑소의 빛나는 완전체 컴백을 만날 수 있길 바라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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