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산 강서구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 부산항홍보관을 방문해 북극항로 현안 브리핑을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2025.3.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영남권 공약을 발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이었던 부·울·경 메가시티는 이번에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사업' 등 내용이 더 구체화하면서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력을 잃고 사실상 좌초됐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북극항로 개척과 대륙철도 연결로, 미래산업 전환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해양수산부 이전과 '30분대 생활권' 구축으로, '융합의 허브 부·울·경 메가시티'를 글로벌 물류와 산업 중심의 해양 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부·울·경의 제조업과 항만은 대한민국의 회복과 성장을 이끌 핵심 자산이다. 이제 산업화의 기적을 넘어, 미래산업으로의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부산의 항만과 해양, 울산의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그리고 경남의 우주항공, 방위, 조선, 풍력산업이 함께 손잡고 혁신과 창조의 시너지를 만들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국내외 해운·물류 대기업 본사와 연구개발(R&D) 센터 유치로 해양클러스터 조성 △가덕도 신공항, 동남권 철도 사업 등으로 북극항로 인프라 구축 △울산 자동차·석유화학·조선산업의 글로벌 친환경 미래산업 전환을 위한 제도적 지원 △경남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방위 지원 △GTX급 광역교통망 완성으로 부·울·경 30분대 생활권 실현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내용이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내걸었던 부·울·경 메가시티 공약보다 더 구체화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해수부 부산 이전'처럼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을 약속한 것은 지역 균형 개발이라는 목표와 메가시티 실현의 가능성을 키운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부산 유일의 민주당 현역인 3선의 전재수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부산이 글로벌 물류 허브 도시로 갈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라며 "부산 시민들은 제2의 도시에 산다는 자부심이 훼손된 지 오래다. 만약 정부 기관인 해수부가 지역으로 내려온다면 시민들에게 임팩트가 상당할 것이다. 해수부 이전은 이번에 처음 나온 내용인데, 오랜 기간 부산 민심을 청취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공약"이라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부산 기장군 기장시장을 방문, 지역 총선 후보들과 해산물을 맛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5. photo@newsis.com /사진=편집부
이 예비후보는 당 대표 시절 당내 비상설 조직인 전국정당위원회를 상설 조직인 전국정당추진특별위원회로 격상할 만큼 민주당의 취약 지역인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을 겨냥한 '동진정책' 추진 의지를 밝혀왔다. 지난달 6일 이 예비후보는 부산 부산항만공사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동남권 도시들이 아주 어렵다. 하지만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북극항로 개척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부산·경남(PK) 지역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험지'다. 지난 22대 총선 결과를 보면 PK 지역 40곳 중 34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으며, 더불어민주당은 5석을 획득하는 데에 그쳤다. 하지만 부산 사하갑·연제구·사상구 등 PK 지역 일대에서는 양당 후보들이 경합세를 보이며 '총선 격전지'로 꼽혔었다.
이런 배경에 민주당은 PK 지역에서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민심 집중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이재명 대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PK와 TK를 취약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남권 유권자, 특히 중도층이 민주당과 이재명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이번 대선 결과를 보면, 더 이상 민주당이 영남에서 약세 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문재인 정부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으로, 부·울·경을 하나의 지역구로 묶어 약 800만명인 부·울·경 인구를 2040년까지 메가시티 기준인 1000만명까지 늘리고 275조원인 지역내총생산(GRDP)을 491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문 정부 당시 김경수 등 민주당 소속 부·울·경 단체장들이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단체장들로 모두 바뀐 후 동력이 약화하며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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