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4.07.25.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SK하이닉스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HBM4의 다음 모델부터 적용한다. 개발 중인 HBM4E가 첫 대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HBM4를 연내 내놓을 것으로 보여 두 회사 간 '차세대 패키징' 기술 경쟁 격화가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HBM4까지는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기술을 적용했지만 '포스트(post) HBM4'에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것임을 밝혔다.
HBM은 반도체 칩을 여러 층 쌓아 만드는데 SK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MR-MUF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방식이다. 지금은 이보다 진화한 어드밴드스 MR-MUF를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칩 사이에 필름을 덧대고 열·압력을 가해 결합하는 TC-NCF라는 기술을 사용하며, 현재는 어드밴스드 TC-NCF를 활용 중이다.
MR-MUF나 TC-NCF로는 HBM 두께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칩 구리 배선을 직접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들이 HBM4 제품군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지난달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시작한 HBM4 12단에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콘퍼런스콜 발언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내놓을 HBM4 16단도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리드 본딩을 처음 적용하는 모델은 내년 양산이 예상되는 HBM4E가 될 전망이다.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날 대한전자공학회 주최 행사에서 "HBM4 16단까지는 기존 기술로 적층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MR-MUF 적용을 연장하려고 한다"며 "20단부터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기본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5.4.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인 HBM4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HBM4에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한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가 어드밴스드 TC-NCF 대신 하이브리드 본딩을 사용하는 것은 '성능 우위' 확보 일환으로 풀이된다. HBM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삼성전자로선 차세대 제품인 HBM4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능을 인정받아야 역전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가 HBM4에 SK하이닉스보다 한단계 다음 세대 미세화 공정(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적용하는 것도 성능 우위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10나노급 D램 공정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1c(6세대) 순으로 개발 중이다. 다음 세대로 넘어갈수록 반도체 회로 선폭이 좁아져 성능·에너지효율이 높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1b D램 공정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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