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美 원자로 1호기 도입 후
말레이·요르단 등 기술 수출 성과
향후 20년간 50기 건설수요 전망
정부, 연구로 수출 활성화 지원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의 미국 수출 쾌거로 국내 원자력 기술 발전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전망이다.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기대가 높아지고,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평가된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연구로 해외진출 강화를 위한 활성화 전략을 마련, 본격 지원에 나선다.
■"기술, 한미동맹, 산업 3가지 성과"
17일 미국 미주리대 차세대연구로(NextGen MURR) 설계 수출계약 체결과 관련,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번 연구로 설계 수출은 과학기술과 한미 기술동맹, 산업·경제 성과 등 3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미국으로부터 기술 도입 후 66년간 지속적인 투자로 역수출을 했다는 데 과학기술 측면의 의미가 있으며, 한미동맹을 통한 원자력의 평화적인 이용 촉진 기대와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기회 마련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 1959년 7월 미국으로부터 원자로 1호기를 들여와 연구를 시작하며 지속적으로 연구자금을 쏟아부었고, 1990년대 들어 가시적 성과가 순차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기정통부와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995년 우리나라 최초 연구로인 하나로(30㎿th)에 대한 자력설계와 건조·운영에 이어 2014년에는 말레이시아 연구로 디지털 시스템 구축사업을 했고, 이후 2017년 요르단 연구로(5㎿th) 설계 및 건설을 수행했다. 지난해에도 방글라데시 연구로 디지털 시스템 구축사업과 네덜란드 델프트 연구로 냉중성자원 제작 및 설치 사업 등 꾸준한 수출성과를 도출했다.
이번 컨소시엄 책임자인 임인철 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수출 성공요인은 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MPR 등 컨소시엄이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유지하면서 과거 해외 사업을 통해 성공적인 수행 경험을 쌓은 것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원자력硏 핵연료 기술 인정받아
실제 과기정통부의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일군 높은 기술력과 원자력연구원 연구자들의 기술개발과 수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또 원자력 사업 경험이 많은 현대엔지니어링, MPR과의 협력이 주효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85년 원자력팀을 조직한 후 다양한 원자력 시설에 대한 설계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은 사업 수주의 핵심적 기술요인이라는 평가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연구로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6월 전략방안을 내놓는다.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연구로 200여기 중 70%가 40년 이상 노후화돼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연구로 수출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연구로 수출을 촉진하고 관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구로 수출 전략성 강화 △민관협력형 수출기반 조성 및 기술 고도화 △국제협력을 통한 수출기회 확대 등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또 최근 미국 에너지부의 한국에 대한 민감국가 설정과 관련, 원활한 협력도 이어간다. 이 차관은 "방사성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동위원소의 수요 증가로 향후 20년간 50기 원자로 건설 수요가 발생할 곳으로 보인다"며 "현재 한미 간 연구원과 대학 등 과학기술 협력과 공동연구 협력이 원활한 상황으로, 이들 공동연구에 차질이 없도록 계속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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