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포기했던 사업, 우주청이 되살려
방사선 측정하는 국산 미니 위성 탑재 추진

지난 3월 7일,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의 차량 조립 건물에서 발사체 단계 어댑터(LVSA)가 이동하고 있다. 이 어댑터는 NASA의 유인 달 탐사 미션인 아르테미스 2호를 위해 우주 발사 시스템(Core Booster)에 장착될 예정이다./UPI 연합뉴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용 우주발사체 아르테미스 2호에 한국이 만든 방사선 측정용 큐브위성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시절 미국의 제안을 예산 부족을 이유로 거절했지만,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연구 협력을 강화하면서 한국 큐브위성을 싣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17일 우주항공청과 우주항공 업계에 따르면, 윤영빈 우주청장은 지난 8일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스페이스 심포지엄에 참석해 재닛 페트로 NASA 청장 대행과 양자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주요 안건 중 하나가 한국의 큐브위성을 아르테미스 2호에 싣는 문제였다.

아르테미스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에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아르테미스 2호는 그 일환으로 2026년에 달 궤도를 도는 유인(有人) 우주선을 보내는 프로젝트다. 앞서 2022년 달에 간 아르테미스 1호는 무인(無人) 우주선을 탑재했는데, 이때 큐브위성 10기도 같이 갔다.

NASA는 2023년 10월 아르테미스 2호에 프로그램 협력 국가의 큐브위성을 실어 달 궤도에 보내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국도 제안을 받았다. 당시 주무 부처였던 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은 사업 참여를 결정했지만,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불참했다. 과기정통부는 필요한 예산이 7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우주항공 업계에서는 달 궤도에 위성을 보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쳤다며 정부와 국회를 성토했다. 국내 위성업계의 한 관계자는 “큐브위성이라고 하더라도 달 궤도에 직접 위성을 보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데 70억원이 없다고 사업 참여를 포기한 건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2025 스페이스 심포지엄'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윤영빈(왼쪽) 우주항공청장과 재닛 페트로 NASA 국장 대행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우주항공청

큐브 위성은 구두 상자만 한 크기의 초소형 위성으로 원래 교육용으로 개발됐지만 최근 전자공학이 발달하면서 과거 대형 위성이 하던 일까지 맡고 있다. 한국이 달에 큐브위성을 보낼 기회를 놓친 게 아쉬운 이유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한국에도 다시 기회가 왔다. 아르테미스 2호는 당초 2024년 말 발사 예정이었지만, 여러 이유로 2026년 4월로 발사를 연기했다. 지난해 출범한 우주청은 NASA와 아르테미스 연구 협력을 강화하면서 아르테미스 2호에 큐브위성을 싣는 사업을 다시 추진했다.

우주청은 작년 10월 NASA와 아르테미스 연구 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2월 NASA의 문투마스(Moon to Mars) 아키텍처 워크숍 참석을 계기로 구체적인 후속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우주청은 아르테미스 2호에 방사선 측정 큐브위성을 싣겠다는 제안을 했고, NASA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청과 NASA는 큐브위성 탑재를 위한 이행약정 체결을 논의 중이다.

우주청 관계자는 “아르테미스 2호 큐브위성 탑재는 NASA에서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며 “최종적으로 협약에 서명이 이뤄지기 전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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