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자력 기술 개발 역사. (과기정통부 제공)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 1호기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원자력 기술 역수출에 성공했다. 원자력 기술 개발 도입기와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이를 토대로 민관협력의 해외 연구로 사업을 수행하면서 쌓은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책임자 임인철 원자력연 부원장)이 수주한 차세대연구로(NextGen MURR) 사업은 미국 미주리대의 기존 연구용 원자로(연구로) MURR에 이은 20메가와트열(MWth)급 고성능 신규 연구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 능력 등을 확보하기 위해 저농축 핵연료를 적용하고, 최대 열중성자속은 5x1014n/㎠/sec(단위 시간당 단위 면적을 통과하는 중성자 수) 이상의 성능을 요구한다. 원자로 수명은 60년으로 연간 평균 340일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원자력연 컨소시엄은 원자력 기술 역량과 협력 경험을 강점으로 설계 및 성능 요건을 충족했다.
원자력연은 우리나라 최초 연구로인 하나로(30MWth) 자력설계·건조·운영을 시작으로 요르단 연구로(5MWth) 설계 및 건설 등 원자력 기술 수출 성과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델프트 연구로 냉중성자원 제작 및 설치 사업에 참여해 유럽 수출 성과도 올렸다. 2022년부터는 수출형 신형 연구로(15MWth)를 착공해 건설하고 있다. 원자력연이 보유한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은 세계 유일 수준으로 평가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원자력 분야 실적도 계약 체결에 밑거름이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85년 원자력팀을 조직하고 국내외 원자력 시설 설계 업무를 수행하며 미국 기계공학회(ASME)와 대한전기협회(KEPIC)로부터 원자력발전소 시공 관련한 다수 품질인증을 확보했다.
우리나라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은 1950년대 원자력 기술 도입 추진 이후 성장기와 성숙기의 역사를 거쳤다.
1959년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 1호기(TRIGA Mark-Ⅱ)를 도입하면서 시작된 국내 원자력 기술은 1980년대 들어 중수로핵연료 국산화 성공과 경수로핵연료 국산화 사업, 하나로 설계선설사업 등을 통해 자립 기반을 마련, 2000년대에 들어 차세대 원자로 개발 등 기술 고도화에 이르렀다.
정부는 이번 연구로 수출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노후화된 연구로의 노후대체 및 신규도입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54개국 227기의 연구로 가운데 70% 이상(43개국 161기)이 40년 넘은 노후 연구로로 대체 수요가 예상된다. 또 방사성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동위원소 수요 증가로 신규 도입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맞춤형 패키지 수출, 연구로 파생시장 진출 확대 등 연구로 수출 사업성 확보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로 관련기업 육성, R&D 성과 민간 확산강화, 인력양성 및 정보체계 고도화 등 민관협력 연구로 수출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잠재 수출국 및 국제기구와의 상시적 교류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연구로 수출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러한 내용의 연구로 수출 활성화 전략을 6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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